- 30년을 넘게 공직생활을 한 어느 아버지의 얘기 -
취직은 했지만 직장생활에 불만을 갖고있는 큰 아들이 1년 전부터 자꾸만 장사를 해보겠다며
은근히 퇴직금이 나오길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아직 대학 2학년인 둘째 아들은 졸업하면 유학을 보내달라고 벌써부터 성화입니다
사실 일시불로 받을 퇴직금 대신 죽을 때까지 매달 연금으로 받고 싶었지만...
며칠전 큰 아들이 한 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 자식의 장래는 망쳐도 좋습니까?"
자식이 고교만 졸업하면 자립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서구의 기준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자식에 대한 '평생 애프터 서비스'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아버지들은 그것을 '행복한 희생'으로 여겨 기꺼이 감수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나의 분신이라는 생각으로 평생 모든 것을 주고자 하는 이 나라의 아버지들은
퇴직금도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노후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자식들에게 나눠줍니다
이 글을 읽으며 아버지의 잘못 또한 크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이를 위한 사랑의 방식이 잘못되다 보니 아이들은 커가면서도 당연시하게 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를 모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 내가 아는 어느 여성의 얘기 -
국내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프리랜서로 번역작업을 하는 분이다
아버지는 헌재의 판사, 남편은 검사, 시아버지는 잘 나가는 중견기업체를 경영하신다고 한다
헌데 이 분의 살아온 생활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나로서도 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부터는 집에서 등록금 이외에는 단 한 푼의 도움이 없었고,
일본 유학시절에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충당했다고 한다
결혼 후 잘 사는 형편임에도 내가 번역료를 네고할라치면 단 돈 1,000원에도 많은 집착을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흔히 말하는 잘나가는 검사부인임에도 결혼할 때 사입은 겨울코트에 집착하며
모피코트 한 벌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에 몰두할 경우에는 밤 늦은 시각까지 아이가 놀이방에
있었던 경우도 있어 미안한 맘에 픽업하러 함께 간 경우도 있었다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이해키 어려운 부분도 있었으나
그녀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편한 생활은 나를 나태하게 만들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어요.
편하게 일하는 내게 당신같으면 기회를 주시겠어요?
후에 그녀는 몇 명의 직원을 충당하며 자신의 사무실까지 차렸다
덕분에 일본의 방송국에서 제작진이 올 경우 코디까지 맡아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 중년의 조선족 -
조선족 출신으로 북경대를 졸업한 그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일본으로 간다
일본어까지 익혀 마침내는 결혼과 함께 일본 내 유명 방송국에 입사해
한국어, 중국어, 일어까지 할 수 있어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중견간부에까지 이른다
그의 삶은 곁에서 보면 참 처절할 정도였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릴 잡았다 생각하지만 지금은 영어에 도전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물었다
형은 왜 그렇게 피터지게 살아요?
좀 여유있는 삶을 살아도 되겠다 싶은데?
내겐 아직 꿈이 있어
그 꿈은 누가 가져다 주지 않겠지
Rod Stewart / Sai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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