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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영화배우 박노식(박준규 父)씨로 기억하는데...
그 분이 CF에 출연하면서 했던 광고 카피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당시 매우 히트한 카피로서 많은 사람들이 변형된 카피를 생산했던 기억이 난다
미팅나갔던 학생들에겐 '못생겨도 좋다 돈만 많아 다오'
직장인들은 '과부라도 좋다 돈만 많아다오' 가 최고의 유행어 아녔나 싶다
헌데 최근에 이 카피를 카피켓한 광고가 있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아빠가 아이에게 했더니
"그건 아빠 때 얘기고요..." 하고 아이가 답한다
그건 그래... 분명 요즘 세태에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말이다
TV프로를 보다보면 많은 유명 연예인들의 인터뷰를 접하게 된다
리포터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녀가 부모의 길을 가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를 빠지지 않고 질문한다
헌데 예전엔 자신들이 걸어 온 길이 너무 고단하고 배고프다 하여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 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말릴 생각이 없다 부모로서 자식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해 줘야 하지 않겠냐"고 답한다
그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연예인이 되기를 희망하고 간절하게 원한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오죽하면 기획사 직원들이 자주 찾는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날 좀 봐주세요"하며 죽때린다고 한다
수 많은 연기학원등에서 스타를 꿈꾸는 수 많은 어린이들 부터 젖을 물고있는 아이의 엄마까지 출연의 기회를
잡기 위해 사생결단의 맘으로 달려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오로지 방송출연의 기회를 목표로 같은 또래가 누리는 즐거움을 모두 포기한다
이 때부터 이미 아이들은 부모의 청사진처럼 커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유명한 아역배우들이 중간에 도태되거나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들을 보여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리 아인 그렇게 낙오되지 않을 거에요"
"아이에게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거리를 남겨 주고 싶어요"
"우리 아이가 여기 있는 아이들 중에서 제일 멋지잖아요"
아이들이 뛰어 놀 골목길도 없어지고, 같이 놀아 줄 친구도 학원에 가야만 만날 수 있다
선행학습에 치이고, 시험점수에 일희일비하고, 부모의 의무(?)라는 명목하에 많은 체험학습을 따라 다녀야 하고...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도 자막없는 원어로 봐야하고, 친구도 가려 사귀어야 하고...
만약 박노식씨가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말을 오늘날 한다면
"네 자식이나 그렇게 키워" 할 것이 분명한 세태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구쟁이로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그런 환경이지 싶다
아이들이 갖는 스트레스가 부모보다 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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