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1. 22 [충북 영동, 경북 김천 / 황악산]
그제 내린 눈과 간밤에 내린 눈으로 어느 산행지를 선택해도 겨울산행을 제대로 하지 싶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겨울산행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매서운 바람으로 유명한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과 연계된 곳인 황악산을 선택했다
아마도 그간의 겨울산행 중 선자령 이후로 이렇게 매서운 바람은 처음이다
'음음파파' 혹은 '음파' 호흡을 해야 하는데 찬바람에 콧물이 얼고 코에 감각이 없다보니 '윽파' 호흡이 되버린다
능선에선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고 사진을 찍을라 치면 손이 얼어버리는 듯한 통증에 연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귓가를 때리는 바람소리는 마치 사자후처럼 들려 잠시라도 쉴 틈도 쉴 곳도 없어 점심도 먹을 겨를이 없어 커피만 마시고 산행을 이어갔다
들머리서 정상까지 근 6Km에 이르는 긴 코스는 그리 많지 않지만 이번 산행은 추위와의 싸움으로 힘들었다
배는 고프고 가야할 길은 멀고 행동식으로만 요기를 하다 보니 꼬르륵 소리도 참아가며 일단 정상까지는 갈 수밖에... 헌데 바람을 피할 곳이 없다... ㅠㅠ 단독산행인지라 비닐쉘터도 버너도 없는 상황... 무거운 발걸음을 끌며 신선봉까지 이르러 그냥 직지사로 하산하고 싶었다 하지만 망월봉까지 이르러 직지사로 예정된 코스를 완주하고자 선두를 따라 내쳐 갔다 헌데 이게 알바일 줄이야... 지도 상으로는 신선봉서 망월봉으로는 직진으로 표기돼 선두그룹 열댓 명은 직진한다 헌데 아무래도 길이 갈지자 행보를 이루며 영 아니올시다 싶었는데 날머리로 나서니 웬 차도? 물어볼 사람도 없고 차도를 따라 1Km 이상을 내려오다 올라오는 차를 발견하고 물으니 3~4Km는 내려가야 직지사라 한다 허걱~~ 신선봉서 직지사까지는 3Km였는데 차도까지만 근 4Km 이상을 우회한 뒤 앞으로 1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한다니... 할 수 없이 내려오는 차를 세웠으나 그냥 휙~... 쓰벌... 좀 태워주면 복 받을 텐데... 10여 분 뒤 두 번째 차량을 세웠더니 뒤를 따르던 일행이 타고 있었다 헐~~ RV차량이라 읍소를 하며 간신히 트렁크에 탔다 ^L^ 직지사 주차장에 도착 후 GPS로 함 확인했더니 신선봉서 직지사 방향으로 틀어야 망월봉인 것이었다 욕이 막 나온다... 애초 지도 상에 신선봉서 직지사 방향으로 코스를 그렸더라면 이런 쌩고생 안 했을 텐데... 주차장서 직지사를 관람하려고 다시 올랐더니 매표소서 경내까지 또 왕복 20분? 산행 마감시간까지를 고려한다면 고작 5분 관람? 다시 주차장으로 빠꾸하고 보니 고작 15분 여 남는다 점심도 못해 하산 후 해결하려 했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그때라도 먹었어야 했는데... 알바한 사람들이 도착한 시각이 마감시각 10여 분 뒤였다 결국 예정된 약 12Km의 코스를 이래저래 알바하면서 5~6Km는 더 걸었던 거 같다 지금껏 산행하면서 이런 알바는 처음... 아고 배고파... 혹독한 겨울산행의 신고식이었지만 그나마 상고대라도 볼 수 있었던 산행이라 만족한다
▼ 들머리인 괘방령 / 경북 김천과 충북 영동의 경계
▼ 매서운 바람으로 내렸던 눈이 벤치를 뒤덮었다
▼ 정상 1.5Km 아래서부터 고사리상고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 찬바람에 날리는 눈발로 얼굴이 따갑고 등로를 벗어나다 보니 나뭇가지에 긁히기 일쑤다
▼ 저걸 보고도 힘이 나지 않는다 ㅠㅠ
▼ 먹구름으로 보이지 않던 정상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설화와 상고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 힘이 솟는다
▼ 바람의 언덕이라고 해야 하나?
등로가 사라졌다
▼ 고사리상고대가 제법 보인다
▼ 정말 힘들게 올라왔다
수고했어!
▼ 정상엔 제법 상고대가 모양을 갖췄다
▼ 마지막 잎새?
이파리 하나가 거친 바람에도 버티고 있다
▼ 블야 인증샷 찍어달라는 사람들 양심도 없다
사진 한 장 찍고 나면 손이 곱아 피지도 못할 지경인데
이렇게 저렇게... 한 장 더요... ㅠㅠ
▼ 내원계곡?
▼ 앞으로 가야할 신선봉 일대
▼ 좌측부터 여시골산~
▼ 여기서 욕심부리지 말고 걍 직지사 하산길로 갔어야 했는데...
▼ 직지사 일주문까지 되돌아 오르니 경내까지 또 10여 분을 가야 한단다...
▼ 직지사는 포기하고 잘 조성된 공원만 구경한다
▼ 점심 겸 하산주를 20시가 넘어서...
Modern Talking
"You're My Heart, You're My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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