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랑을 하고 싶다
미치다(狂)... 미치다(及)...
뭔가에 미쳐야만 이룰 수 있는 건 사랑도 마찬가지인 듯
젊은 시절 사랑에 미쳐보고 싶었다(물론 지금이라고 다를 건 없다 ㅎ)
그게 어떤 사랑인지는 막연했지만 사랑에 미쳐 내 목숨까지도 아깝지 않은 그런 사랑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은 영화나 소설에서만 존재하나 싶을 만큼 나는 사랑에 미쳐보지 못했다
그동안 사랑 타령의 수많은 영화를 보면서 사랑을 배웠고 한 가지 깨우친 사실이 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고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늘 상처를 받는다
그럼에도 늘 사랑 타령에 사랑을 확인하려 하고 사랑하려 한다
또한 남자들의 사랑방식과 여자들의 사랑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영화를 통해서 배웠다
남자들에겐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동경이 있는 걸까?
아님 그런 사랑이 아름답고 고귀하고 숭고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자신의 희생으로 연인의 행복을 빌며 먼발치에서나마 연인의 행복을 비는 속셈이 뭘까?
영화에선 그런 연인의 희생을 통해 결단코 행복해 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클래식'에서 장님이 된 조승우는 연인을 멀리하고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권상우는 죽기 전 연인을 시집 보내려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의 한석규 역시 시한부 인생을 정리하는 가운데 찾아 온 사랑을 외면하며 조용히 삶을 정리한다
'데이지'에서의 정우성은 연인을 위해 사랑을 감추고 수화까지 배우며 주위를 맴돌기만 한다
'오직 그대만'에서의 소지섭은 연인의 눈을 뜨게하려고 목숨까지 받쳐 격투기에 나서지만 결국엔 눈을 뜬 연인을 떠난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개차반이던 황정민은 사랑에 눈을 뜨며 변하지만 결국 시한부인생이란 사실에 연인을 멀리한다
'약속' 네 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홀로 남겨두고 떠난 게 가장 큰 죄일 것입니다 란 박신양의 대사로...
이러한 행위가 남자들의 자존심인지 일반적인 남자들의 사랑방식인지는 모르겠다
... 위의 영화들이 일관된 시높을 이어간다면 아래 영화들은 각양각색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정우성은 치매를 앓는 연인을 위해 반복되는 사랑을 이어간다
'그해 여름'에서의 이병헌은 가장 절박한 순간에 연인을 외면한다
'오래된 정원'에서의 지진희는 이념을 위해 연인을 외면하고
'번지점프를 하다'에서의 이병헌은 환생까지 경험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사랑이 왜 변하냐며 떠나가는 연인을 붙잡아 보려 한다
'우리 선희'에선 한 여인을 두고 자신만이 연인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남성들을 본다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은 연인을 위해 모든 걸 버린다 에이즈로 죽어간다는 사실 조차도 사랑한다는...
영화를 보고 눈물 짜는 신파극이라 치부하고 말 수도 있겠으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나 작가의 생각도 같을까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나 작가나 감독의 경험이나 상상을 두고 만든 작품일지라도 흔치는 않겠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싶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몰입하고 남자들의 사랑방식을 바라보면서 여성들의 사랑방식을 이해하려 한다
현실에선 지독한, 미친 사랑을 해보지 못했기에...
클래식 OST
김광석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OST
이승철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데이지
오직 그대만
남자가 사랑할 때
약속 OST
Jessica / Goodbye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그해 여름 OST
Roy Clark / Yesterday When I Was Young
오래된 정원
번지점프를 하다 OST
Waltz Jazz Suit No.2-Ⅳ /쇼스타코비치
봄날은 간다 OST
우리 선희
너는 내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