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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산행·트래킹

9월 20일 [설악에서의 3 to 17]

by 뚜시꿍야 2025. 9. 20.

켄싱턴호텔~비선대~신흥사~소공원 & 동명항
약 11Km

일기예보와 달리 새벽부터 내리는 폭우로 
예정한 코스가 불가한 상황
55명 중 불과 두 사람만이 한계령에서 하차해 출발한다
등력이 최상일급지라도 말리고 싶은 상황이었다
애초부터 이런 날씨에 공룡능선을 탄다는 게 
어불성설이란 생각이다

대부분은 오색에서 나머지는 소공원에서 출발
하지만 4시 경 한계령, 오색, 희운각 등에서
호우발령으로 전면 통제가 발령되어 모두가 멘붕...

1미리 안팎의 가는비를 예보한 날씨와 달리 폭우가 내린다

좋은, 다음매일, 반더룽 등 총 5대가 산행에 나섰지만
하차 후 가네 마네 서로가 옥신각신하며
눈치만 살필 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않는다

일부는 포기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또 일부는 속초시내 투어에 나선다며 돌아섰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만 식당에 모였다

1시간이 지나도 빗줄기가 줄어들 기미가 없자
누군가는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그걸 보고 몇몇이 또 뒤를 따른다

그렇게 전부가 흩어지고 나서야 
난 켄싱턴호텔을 찾아 로비에서 쉬며 
상황을 관망하기로 한다

 

 

 

 

7시가 되어서야 빗줄기가 조금은 가늘어졌다
호텔 앞에서 바라보는 
토왕성폭포의 물줄기를 보는 행운을... 

 

8시에 비가 그친다는 예보를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하고
계속 멍때린다

드디어 비가 그쳐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기로 하고
설악산을 독차지하면서 산행에 나선다

숱하게 찾은 설악이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탑승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케이블카는 
평소처럼 시간이 되니 작동하는 듯
사실 운무나 안개가 짙으면 중단하는 게 정상 아닐까?

 

 

 

 

서울에서 자차로 폭우를 뚫고 왔다는 여성들
발길 닿는 곳까지 다녀오려고 한단다

흠... 어디가 계곡이고 어디가 등로인지?
계속 갈까 말까 고민하다 좀 더 가보기로한다
대가로 신발을 물에 적셔야 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빗줄기가 다시 굵어져 
이곳에서 돌아가기로 한다

 

또 다시 물에 빠질 수는 없어 
신박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한 쪽만이라도 빠지지 않기 위해 
일단 우산으로 물길을 막고 
왼발을 희생하며 점프...

운무에 싸인 황철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잠시 쉬면서 이곳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궂은 날씨임에도 탐방객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운무에 삼켜진 케이블카

 

소공원에서 관내버스를 이용해 동명항으로 이동
속초에 오면 늘 생각나는 현지인들의 숨겨진 맛집
'영식이네 순대국집'
그새 메뉴가 다양해져 어떤 게 즐겨먹던 건지 헷갈렸다

손에 꼽을 정도의 맛이다
무엇보다 국물이 예사 순대국집과 많이 다르다

 

 

 

 

 

이른 새벽부터 14시간을 소비하느라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