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홉킨스 대학의 사회학자 칼 알렉산더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을 부모의 생활수준으로 나눠 학년이 끝나는 6월의
성적과 여름방학이 지나고 새 학년이 시작되는 9월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통계가 나온다
학기가 끝나는 6월에는 빈곤층, 중산층, 상류층 자녀의 성취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빈곤층 자녀의 성취도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9월 성적은 중산층이나 상류층 자녀의 성적이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여름방학 동안 빈곤층
자녀들이 방치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알렉산더의 연구결과는 미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수많은 토론이 부차적인 것이고 학교는 성적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만을 제공해도 그 기능을 감당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교육에 있어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겠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의 폐단에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정치권의 생각이 관심을 끈다
외국어고가 일류고등학교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외국어고 본연의 설립취지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렇치 않으면 외국어고 폐지의 특단을 단행할 것이라고 한다 (발의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지길 기대한다)
특목고와 강남고 출신의 법조인이 50%를 넘는다는 최근의 뉴스는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
이는 법조계의 상황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일부 계층이 흔히 말하는 힘있는 집단을 독과점하는 행태와 다름없다
그들이 자신들의 利를 버리고 서민들을 위해 헌신한다는 기대는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다
교육마저 부익부 빈익빈, 세습화 되어가는 이 사회가 심히 걱정스럽다
그런 우리나라의 공교육 시스템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언급했다
미국의 학생들이 한국의 학생들보다 수업일수가 한 달이나 적다고 말이다.... ???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출신의 파인버그와 예일대 출신 레빈은 휴스턴의 빈곤층 5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배움엔 지름길이
없다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공부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단순한 목표를 정한 뒤 KIPP(Knowledge Is Power Program)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적용해 나갔다.
우선 평일 수업시간을 대폭 늘리고 토요일도 격주로 가르치고 여름방학 때도 수업하는 등 선생님이 더욱 헌신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학생에 대해서도 엄격한 규율을 정했다
수업시간 잡담을 철저히 금지하며 한 학생이라도 한눈팔면 그가 집중할 때까지 수업을 중단하고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은 교실
문 밖에 세워 놓기로 했다
파인버그는 한 여학생이 집에서 TV를 보다가 숙제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그 집에서 TV를 치우기도
했다 현재 KIPP에는 워싱턴DC와 19개 주에서 1만 6000여명의 초ㆍ중ㆍ고생이 참여하고 있는데 학생의 약 95%는 흑인과
히스패닉, 80% 이상은 저소득층 가정 자녀다
미 고교생의 평균 졸업률은 70% 밖에 안되지만 KIPP 학교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교육 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여야가 앞다퉈 핀란드의 사례를 들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교육시스템이
옳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무상 의무교육을 추진하면서 평생교육 시스템으로 국가적 인적 자원을 길러온 핀란드의 교육경쟁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지만 그러한 핀란드에서조차 가장 강조되는 것은 교사의 헌신이고 학생들의 노력이다 교육시스템은 그 다음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수업일수가 한달 정도 많은 것이 자랑이 아니라 정말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치고 학부모들은 그러한
선생님들에게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교육만을 받고도 좋은 학교 많이 가고 좋은 직장 많이 다닌다면 어떤 주부가 아이 학원 보낸다고 야쿠르트 가방을 끌거나
남의 집 도우미로 나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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