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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산사기행

[지리산, 반야봉 묘향대]

by 뚜시꿍야 2014. 11. 18.

행엔 늘 설레임과 함께 기대감이 따른다

 

오늘은 어떤 산행이 기다리고 있을까?

 

 

 

성삼재에 도착하니 도시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전이고 들머리는 온통 눈밭이다

 

아뿔사~ 1,000고지 이상은 11월부터 시작한 눈이 5월까지 내린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너무도 큰 실수였다

 

올겨울 첫 눈산행을 아무런 대비도 없이 더군다나 아이젠도 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출입구에 공단직원이 없어 아이젠 없이도 통과할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했지만

 

그 다행이 다행으로 끝나지 않았고 우리가 치룬 대가는 너무도 가혹했다

 

그나마 큰사고 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ㅠㅠ

 

 

 

리산을 처음 찾은 침묵님을 배려 삼도봉까지 가서 반야봉을 오르고 중봉까지는 일사천리로 달려 시간적으로도

 

충분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랬나 이끼폭포를 향해 출입금지구역을 넘어서다 보니 눈이 덮힌 등산로에서 글로서 배운 코스를 못찾아

 

된비알의 알바는 시작되었다  중봉을 거쳐 '묘향대'로 향했어야 했지만 이상하게 '반소'만 눈에 띈다 

 

쟁반소를 좌측에 두고 가야하기에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니 분명 앞서 간 산악회의 리본은 있으나 눈과 덤블로

 

더구나 아이젠도 없이는 도저히 진행할 수 없어 다시 중봉으로 빠꾸...

 

중봉서 점심을 하고 다시 제대로 들머리를 찾아 '묘향대' 까지 도착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묘향대에서 만난 어느 스님이 악연이라면 악연이라고 해야 하나

 

뱀사골로 하산하는 길을 묻고 진행하는데 이상하게도 자꾸 능선만을 지나며(아마 크고 작은 능선만 십여 개는 지난 듯) 

 

천왕봉으로의 방향이 된다  설마 이러다 '화개재'까지 가나 싶었지만 길은 한 길이라 갈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천왕봉으로의 주능선까지 올라서 보니 뜨억~~~

 

여긴 삼도봉 아래였다  허걱~~

 

우린 삼도봉에서 반야봉으로 올라 반야봉의 주변 모든 능선에서 뱅뱅 돌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었다 ㅠㅠ

 

세상에 이런 일이... 3시간 30분 동안 반야봉에서만 빙빙 돌았다

 

결국 시간에 쫒기어 뱀사골로의 하산은 포기하고 다시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로 원점회귀하기에 이르렀다

 

와중에 모두가 맥이 풀리고 아이젠 없이 하는 산행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가를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번 다시는 무박산행 하지 않으시겠다는 침묵님이 마침내는 멀미까지 하시며 저녁도 걸러 무척 송구스러웠고,

 

눈밭에서 레슬링하듯 십수 번을 넘어지며 발목까지 다친 사랑이님이 안쓰러웠고,

 

천근만근 만신창이가 된 행복이 친구에게도 미안한 산행이 되었다

 

겨울산행 섣불리 뎀볐다가 제대로 교육 받고 온 잊지못할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다

 

 

 

그나마 날이 맑아 남도의 모든 산이 지리산 아래 놓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광양에서 부터 저 멀리 남해의 바다까지

 

보여 눈이 시원했다  1,000미터 이상은 눈밭이고 그 아래로는 아직도 단풍의 모습을 보인다

 

일출 직전의 붉게 타오는 용광로와 같은 모습은 지평선 전체가 붉어져 또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17일 월요일부터 12월 24일까지 전면 통제가 된다 한다 

 

우연치 않게 입산이 허락되는 마지막 날 마지막 산행 팀이 되어 공단 직원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노고단을 떠난다

 

 

 

하산길 지리산엔 또다시 눈발이 날린다  그 눈발이 도시로 오니 비가 되어 내린다

 

 

 

 

 

 

 

 

 

 

 

 

 

 

 

 

 

 

 

 

 

 

 

 

 

 

 

 

 

 

 

 

 

 

 

 

 

 

 

 

 

 

 

 

 

 

 

 

 

 

 

 

 

 

 

 

 

 

 

 

 

 

 

 

 

 

 

 

 

 

 

 

 

 

 

 

 

 

 

 

 

 

 

 

 

 

 

 

 

 

 

 

 

 

 

 

 

 

 

 

 

 

 

 

 

 

 

 

 

 

 

 

 

 

 

 

 

 

 

 

 

 

 

 

 

 

 

 

 

 

 

 

 

 

 

촛불 켜는 밤 -양하영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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