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명성황후'를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처음 찾았던 기억이다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과 함께 내 평생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소리내여 울었던 건
그때가 두 번째이지 싶다
그로부터 자그마치 26년이 흐른 오늘 다시 예술의 전당을 다른 이유로 찾았다
사실 국악엔 큰 흥미도 관심도 없던 내게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 탐방을 계획하고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찾던 중
우연한 계기로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이 있을 알게 되어 찾았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음악이란 타이틀로 매월 1회 내용만 달리해 공연을 하는 듯하다
오늘 공연에선 종묘제례악 중 '전폐희문', '처용무', 가곡 중 '태평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아리랑', '강강술래'
등이 무대에 올랐다 (모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전체적인 소회를 말한다면 각 공연이 10분 내외로 편집되어 맛배기에 지나지 않아 전반부엔 큰 울림은 없었지만
무대가 작아 집중할 수 있었고 소리 또한 나름 정확하게 들을 수 있었던 판소리가 매력적이었다
특히나 고수의 리드미컬한 손놀림이 그간 들었던 느낌과 달리 혼을 쏙 빼놓아 빨려들게 만들었다
또한 소리꾼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어 가사를 듣다보니 나름 재미도 배가 되었다
바로 이어진 아리랑 메들리 또한 흥을 돋웠고 끝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헤비메탈처럼 빨라지는 가야금 반주와
노랫말의 강강술래에 몸이 들썩이기도 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했다는 기분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종묘제례악 중 전폐희문 |
종묘제례악(宗廟祭鱧樂)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지례를 거행할 때 연주되는 지례악이며 왕의 문덕을 칭송하는 보태평 11곡과 무공을 찬양하는 정대업 11곡으로 구분된다 '전폐희문(奠幣熙文)' 중에서 전폐는 조상신에게 예물을 올리는 제례절차이며, 희문은 이때 연주하는 보태평 중 한 곡에 해당한다 악곡명은 노랫말 중 '희운(熙雲, 빛나는 국운)과 '문치(文治, 문화정치)에서 온 말이다 |
최고의 품격으로 유교적 절차를 통한 왕실 의례라는 점과 500년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정신적인 문화유산이라는 평가와 함께 2001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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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무 |
처용무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신라 처용설화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사람 형상의 가면을 쓰고 추는 유일한 궁중무용이다 처용의 얼굴을 형상화한 가면에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일들이 생기는 염원이 담겼다 다섯 명의 무용수는 동서남북과 중앙을 상징하는 오방색의 옷을 입고, 활달하면서 기운 넘치는 춤동작을 보여준다 |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는 민간신앙과 더불어 처용에 대한 더 넓은 민속신앙의 일부를 알 수 있고 오행설이라는 유교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
가곡 중 태평가 |
가곡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려시대의 '정과정곡'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조선후기 풍류방 문화를 주도한 성악곡이다 노랫말은 시조시를 바탕으로 전주와 간주를 포함하여 5장 형식으로 구성되면, 관현악반주에 맞추어 노래한다 가곡을 빼어나게 잘 부르는 사람을 가리켜 가객이라고 한다 원래는 남창과 여창의 구분이 없었으나, 현재는 구분하여 노래한다 남녀창자가 함께 부르는 유일한 곡이 '태평가(太平歌)' 이다 |
서정성과 균형을 지니고 있으며 세련된 멜로디와 진보적인 악곡으로 1천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넘어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어 2010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
판소리는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 그리고 추임새로 화답하는 관객이 핵심요소이다 소리꾼은 부채 또는 손수건을 소품으로 이요하며 발림(몸동작)을 할 때 상황을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고수는 반주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소리의 완급을 조율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자연의 소리를 인간의 목소리로 구현한 예술이 판소리이다 판소리 12마당 중에서 5마당(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부가, 적벽가)이 널리 불리고 있다 |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서로의 생각을 조율했다는 점과 사회적 조절과 통합의 기능을 한 것으로 평가를 받으며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
아리랑 |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아리랑은 한바도 전역에 산재한 노래도 특정한 악곡명이라기보다 한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민요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후렴구만 넣으면 누구나 아리랑을 만들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언어가 노랫말과 시김새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아우를 수 있는 노래이다 한국인의 한과 흥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노래이다 |
인간의 자유와 창의성을 존중하는 아리랑의 미덕을 엿볼 수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맥락속에서 지속적으로 재창조되며 문화적 다양성을 높이고 한국인의 정체성 형성과 공동체 결속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
강강술래 |
강강술래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강강술래는 여성들이 참여하는 민속무용으로 노래, 무용, 음악이 함께 펼쳐진다 설, 대보름, 단오, 백중, 추석 등 한해 농사의 기원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서 연행되었다 다양한 노래가 등장하며 노래에 부합아흔 맞춤형 놀이가 연출된다 음악의 속도는 느리게 시작해 빨라지는 구조로 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발놀림도 빨라진다 |
여성의 놀이가 적었던 시절에 활달한 여성의 기상을 보여준 민속놀이의 하나로, 민족정서가 아름답게 표현되었다고 평가를 받으며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대포까지 준비해 갔으나 각 공연 후 짧게나마 포토타임을 주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춘향가 중 사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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