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방/문화탐방

'건국전쟁' 볼까? 말까?

by 뚜시꿍야 2024. 2. 15.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영화나 한 편 볼까 싶어 검색하던 중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김덕영 감독의 '건국전쟁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 살펴보니 후기마다 호평이 줄을 잇는다?
제명은 건국전쟁인데 그 중심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있는 듯
그런데도 흥행돌풍?!

가장 눈에 띄는 문구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
'대한민국의 탄생, 그 비밀의 문이 열립니다' 이다

여기서 궁금해졌다 김덕영 감독은 대체 어떤 인물일까?
여기저기서 그와 관련한 인터뷰 내용을 살펴봤다

이 전 대통령은 1960년 3·15 부정선거가 촉발한 4·19 혁명으로 하야했다. 
'건국전쟁'은 3·15 부정선거가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측근의 비리가 수장의 잘못은 아니다?

한동훈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의 인터뷰를 영화 말미에 넣은 것은
해방 후 농지개혁으로 대한민국이 일어설 수 있었다는 그의 강연에 감명을 받았고
결국 농지개혁은 이통이 이루었기에 이는 곧 이통의 업적을 한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치켜세운 것...
농지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이 한위원장 뿐이었나?
이는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으로 아는데...  굳이 그의 인터뷰를 영화에?

김 감독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과 개봉 후 흥행에 교회의 역할이 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기독교인인 김 감독은 “저는 이번에 이 영화를 만들면서 엄청난 기적을 체험했다. 
지난 번 <김일성의 아이들> 때부터 경험했던 것”이라며 “
그래서 사실은 이건(<건국전쟁> 제작) 제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 
저는 그냥 도구일 뿐”이라고 했다.
갑자기 영화 벤허가 생각난다
현대의 기술로도 쉽지 않은 수많은 장면을 아날로그시대에서 스펙타클하게 만든 영화로
'신이 만든 영화'라는 수식어가 지금도 따라다닌다
건국전쟁이 과연 그런 정도의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결과물일까?

김 감독은 지난 2020년 6월 2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의 감독을 맡기도 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위탁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여러 나라로 보내진 북한 고아들에 대한 영화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기적과 같은 일을 체험하며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됐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승만의 기독교 정신과 관련된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부분을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게 안타깝긴 하다”며 “전 국민이 봐야 하는데 
자칫 기독교 영화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다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가 이 전 대통령 삶의 큰 부분임에는 분명하다며 
그래서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은 굳이 영화에 십자가 같은 게 나타나지 않아도 
기독교 정신이 영화 속에 그대로 들어 있다고 이야기 하신다”고 전했다.
감독이 실제로 저렇게 표현했을까?
어쩌면 이 인터뷰는 기독교인인 편집자의 과장된 표현은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김 감독은 <건국전쟁> 흥행과 관련해 “애국심에 호소한다고 해서 영화를 보는 건 아니다. 
영화가 자체가 괜찮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이 봤을 때 
만족하고 감동할만한, 은혜받을 수 있는 내용 있기 때문에 흥행하는 것”이라며...

[출처] 기독일보 |작성자 창조의 작은 언덕... 중심으로 찾았음

위의 내용들로 김덕영 감독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겠다 
다큐멘터리라 함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과오를 분명하게 밝힐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정말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았고 그 어느 역사학자도 언급하지 않았던 근거를 제시하고 있나 싶다
결론적으로 감독 스스로가 자료 수집에 있어서 선택적이지 않았나 싶다

그럼 이쯤에서 한국사에 관한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강사들의 후기를 찾아봤다

황현필, 설민석, 김태형...

김태형 씨는 약간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강사임에도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설명에 있어서는 늘 한숨을 먼저 쉬었다는 수강생들의 증언이 많다
그렇다면 김태형 씨도 부정적인 견해라 할 수 있겠다

설민석 씨는 최근 많은 허위 경력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그의 설명에 늘 따라다닌 수식어가 있다면 바로 그의 부친인 '설송웅' 씨다
4.19 민주화 운동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하야를 권유했던 6인 중 고등학생 대표로 나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건국전쟁에 관한 설민석 씨의 표현은 아직 없는 듯

황현필 씨는 사실 갠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강사이다
그래서 그의 논평이 어쩌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의 강연을 듣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싶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학문적 양심은 버릴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의 강연을 듣는 누군가가 건국전쟁에 관한 논평을 부탁했던 모양이다

'제가 영화표를 사들고 직접 영화까지 봐야한단 말입니까?
제 역겨움은 누가 담당합니까?
역사학적으로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습니다
예전 이승만의 역사적 과오 25가지를 강연한 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답변이다
영화 한 편을 두고 볼까? 말까? 선택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나 또한 이미 이전의 많은 영상과 책을 통해 이승만 전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접했기에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는 욕구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지를 알기 위해 보고 싶은 생각도 없진 않지만
얕은 지식으로 그걸 깨우치기엔 역부족일 테고 자칫 오염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어쩌면 나 자신 스스로도 이미 편향된 지식을 가졌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