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끽다거(喫茶去), 끽다래(喫茶來)

by 뚜시꿍야 2008. 4. 27.

 

-진감국사 <무의자시집> 中-

 

오래 앉아 피곤한 긴긴 밤 久坐成勞永夜中
차 끓이며 무궁한 은혜 느끼네 煮茶偏感惠無窮
한 잔 차로 어두운 마음 물리치니 一盃卷却昏雲盡
뼈에 사무치는 청한(淸寒) 모든 시름 스러지네 徹骨淸寒萬慮空 

 

 

편의  다시(茶詩)는 차를 마시며 느끼는 정취나

차 생활의 즐거움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차인들이 다시를 쓰고 또 선현들의 다시를 애송하는 이유다.

                                  다시란 좁은 의미로는 ‘차’를 주제로 읊은 시를 말한다

.

이 때의 ‘茶’는 차의 재배와 제다, 음다(飮茶), 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아우른다.

불가(佛家)의 스님들이나 사대부, 문인들 사이에서 주로 지어진 다시는 차를 만드는 법과

마시는 법, 찻자리의 정취 등 차 생활을 노래하고 차를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理想)을 담고 있다.

이러한 다시는 그 소재나 주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차를 심고 가꾸는 일이나 차를 만드는 것,

우려 마시는 등의 차 생활 자체를 노래한 시다

 

두 번째는 차를 선사하며 주고받은 시가(詩歌)다.

차와 시로써 깊은 교우를 맺은 이들로는 경호 선사와 이제현,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

혜장선사와 다산 정약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다산이 혜장선사에게 차를 청하며 보낸 ‘걸명소(乞茗疏)’는 널리

알려져 있다. 대각국사 의천 스님도 차를 보내준 사람에게 아래와 같은 시를 남기기도 했다

 

“북쪽 동산에 새로 만든 차를동쪽 숲에 사는 스님에게 보냈도다

한가로이 차 달일 날 미리 알고찬 얼음 깨고 샘줄기를 찾는다”    


 

조선시대 화가 유숙이 그린 벽오사

 

벽오사라는 모임을 그린 그림으로 한쪽에서 동자가 차를 달이고 있다

 

세 번째 는 차를 수행의 방편으로 삼은 시다.

님들이 지은 다시 중 상당부분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고려 말 나옹 선사가

“밥 먹고 갈증나면 차 마시고 곤하면 잠잔다”

고 읊은 시에서 보듯이

차가 단순히 잠을 쫓는 음료만이 아니라 수행의 방편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강화 淨水寺의 茶에 대한 詩 -초의선사의 萬寶全書 초록한 茶神傳의 品泉篇-

 

水者茶之體(수자차지체) 물은 차의 몸이요 茶者水之神(차자수지신) 차는 물의 정신이라 했다. 

"유천(乳泉), 돌샘(石池)의 진수(眞水)가 아니면 차신(茶神)이 나타나지 않고,

진차(眞茶)가 아니면 물의 몸(水體)과 조화(造化)를 이룰 수 없다"  

"산 마루에서 솟아 나는 샘물은 맑고 가벼우며 돌샘은 맑으면서도 부드럽고 모래샘은 맑고 차갑다."

 

 

 

  다합시첩 다산(茶山) 정 약용(丁 若鏞;1762-1836)

 

굽지 않은 벽돌의 작은 차(茶) 부뚜막은불괘와 바람괘의 형상일세차(茶)는 끓고

산(山) 동자는 조는데간들거리는 연기는 오히려 절로 푸르구나.

 

 

차덕송시(茶德頌詩) 한국다도협회회장:정 상구

 

茶는 淸風仙足에 흰구름 일 듯茶는 甘露 마음속 깨달음 일 듯 茶는 淸浮心 五慾 버리니虛空되어 하늘 門 여리라.

 

 

 

아래는 詩題가 없는 詩로 조선 초기 茶僧으로 이름난 함허(涵虛]의 시입니다

 

一椀茶出一片心(일완차출일편심) 한잔의 차는 한조각 마음에서 나왔으니,

一片心在一椀茶(일편심재일완차) 한조각 마음은 차에 담겼네.

當用一椀茶一嘗(당용일완차일상) 이 차 한잔 맛 보시게,

一嘗應生無量樂(일상응생무량낙) 한 번 맛보시면 한량없는 즐거움이 생긴다네.

 

此一椀茶(차일완차) 이 차 한잔에 露我昔年情(로아석년정) 나의 옛정을 담았구려

茶含趙老風(차함조로풍) 차는 조주스님 가풍이라네

勸君嘗一嘗(권군상일상) 그대에게 권하노니 한 번 맛 보소서  

조주(조주;778∼897) 唐 나라때 대선장(大禪匠)이며 끽다거(喫茶去), 끽다래(喫茶來)라는 공안(公案)으로 유명하다

 

끽다거는 [차한잔 마시고 가라]의 뜻이고,

끽다래는 [차한잔 마시러 오라]는 뜻이다.

 

 

하루 일곱 잔의 차

- 노동(당나라 말기의 시인) -

 
첫 잔에 목과 입술이 부드러워지고 
 
둘째 잔에고독과 번민이 스러지네 
 
셋재 잔에마른 창자에 담겨 있던 쓸데 없는 지식이 흩어지며 
 
넷째 잔에평생에 불평스러웠던 일들이 온 몸의 털구멍을 통해 빠져 나간다 
 
다섯째 잔에근육과 뼈가 맑아지니 
 
여섯째 잔에선령(仙靈)에 통한다 
 
일곱째 잔에오직 겨드랑이에서 시원하고 맑은 바람이 나옴을 깨달을 뿐이다 
 
봉래산이 어디냐이 맑음 타고 돌아가고 싶다

 

 

차(茶)가 갖는 삼덕(三德)

 

차를 마시면 밤새워 참선을 해도 졸음이 오지 않는다

만복(滿腹)시 신기(身氣)를 가벼이 해준다

공부를 방해하는 욕망을 없애준다

 

 

조선시대 한재 이목선생님은 다부(茶賦)에 차의 오공(五功)과 육덕(六德)을 남겼다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는

손과 주인이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몸 안의 삼충삼충의 독을 몰아내 건강을 지켜주는

주독(酒毒)을 풀어주는

화가 치밀 때 울분을 달래주는

 

 

덕(德)을 갖춰

오래 살게하고

병을 낫게하고

기운을 맑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신선같게 하고

주공과 공자처럼 예의롭게 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갖는 차에 대한 구덕(九德)

 

머리를 맑게

눈을 밝게

귀를 밝게

입맛을 좋게

잠을 적게

갈증을 없애게

피로를 없애게

추위와 더위를 이길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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