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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전 『뭉클』 인정 유통기한

by 뚜시꿍야 2008. 12. 3.

 

- 책 소개

 

삭막해 보이는 회색빛 도심 속에서도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이웃들의 소박한 사연을 듣고 있으면서 행복의 깨닫게 된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진다 해도 세상 사는 사람들의 진솔한 모습이 담긴 이야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겉으로 보기에 서로에게 무관심한듯 살아가지만 실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마음 깊숙한 곳에 아직도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남아있다. 그 따뜻함이 작은 감동 하나에도 얼마든지 우리의 마음을 열게한다.


"뭉클"은 우리 마음속에 사랑의 온기를 전해줄 감동어린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소설가 김승전은 국내 유명 기업의 사보와신문 잡지를 통해 우화 형식의 짧은 글을 발표해왔다.
세상살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그의 글은 그동안 다양한 독자층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에 실린 31편의 이야기는 지은이가 도로공사 기아자동차들의 사보와 하이텔 등의 통신매체에 발표했던 글을 새롭게
다듬어 엮은 것이다. 이책에서 지은이는 인간미어린 글솜씨로 일상의 단면을 포착하여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그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각박한 일상에 지쳐 우리가 놓치고 살기 쉬운 삶의 소중함과 작은것의 미덕을 일깨운다.



"뭉클"은 가족간 혹은 남녀간의 사랑 사제지간의 정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 각박한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지혜등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삶의 단면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담고 있다. 손자와 할아버지의 뜨거운 정이 느껴지는 "마음을 녹인 도시락" 삶에 지친
이의 마음을 위로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달이 보이는 곳" 제자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헌신하는 "참스승의 길" 한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어머니가 힘이 쎈 이유" 부자지간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운동화가 녹인 세상"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
뭉클한 감동이 전해진다.
 
[인터파크 제공]

 

 

 

 

 인정의 유통기한

늦은 밤, 한 청년이 24시간 편의점에 들어왔습니다.
행색이 지저분하고 몸에서는 냄새까지 나는 청년이었어요.
편의점에선 할아버지 혼자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죠.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할아버지를 뒤로 하고,
청년은 빵 진열대 쪽으로 성큼 걸어갔습니다.
청년은 빵을 하나씩 들고
유통기한을 확인하기 시작했어요.

벽시계가 자정을 살짝 넘어가는 순간,
청년은 기다렸다는 듯이 빵 하나를 들고
계산대 가까이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계산대는 그냥 지나쳐
갑자기 밖으로 뛰어나가 버리는 것이었어요.
편의점에서 할아버지가
황급히 쫓아 나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청년은 어두운 골목으로 몸을 숨겼어요.

5분 가량 시간이 흐른 뒤,
청년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한 50미터 정도 걸었을 무렵,
청년의 어깨에 투박한 손이 가볍게 내려앉았어요.
편의점의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했어요.

"아침에 먹을 게 없어서 훔쳤어요.
자정을 넘기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에요."
청년은 들고 있던 빵을 내밀며, 따지듯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웃옷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내주며,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런 빵이 하나 있었지.
목이 메일 테니, 이 우유와 함께 먹어요.
젊은이, 인정에는 유통기한도 없어요."

 

               

  - 김승전 「뭉클」-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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