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산행하면서 나보다 젊은 사람을 보면 '10년만 젊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곤 했다 헌데 이번 산행에선 그런 내가 무척이나 창피해 진다 닉도 모르고 통성명도 없었지만 6명은 연칠성령까지 냅다 달리고 두 분은 시간이 넉넉하다며 고적대까지를 왕복하셨다 요즘엔 60이면 청춘이라한다지만 정말 대단한 철각들이시다 처음 들머리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4시 10분 칠흑같이 어둡고 새벽공기가 싸했다 다른 때 같으면 내리자마자 출발하는데 어째 이상타 싶으리만치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흐르자 안되겠다 싶어 내가 먼저 앞선다 (나도 초행길인데 ㅠㅠ) 그렇게 20여분을 계속 치고올라 잠시 쉬었더니 몇 분이 앞서더니만 10미터를 못가 다들 쉰다 결국 다시 내가 선두에 서는데 한참을 내려간다 그때부터 내 뒤를 따르는 몇 분과 함께 말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함산했다 결국 새벽길을 두타산 정상까지 내가 선두에 서게 되었다 헌데 총 산행거리가 19Km라는데 주어진 시간은 오후 1시까지고 식사와 알탕까지 포함한 시간이라 한다 대장은 두타산서 산성쪽으로 바로 하산한다는데... (이거 뭐밍?)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이 넉넉치 않을 듯해 쉬는 시간은 짧고 계속 걷기 시작했다 정상까지 2시간 20분만에 오르고 기념촬영 후 바로 청옥산으로 향한다 배도 고픈데 식사할 생각도 않는다 (사람들이 무슨 화대종주 마라톤을 하는 듯하니... ㅠㅠ) 결국 박달재에 도착한 시각이 7시 35분, 난 식사하고 간다고 어리광을 부렸더니 연배이신 분들이 그러자며 함께 식사했다 마침내 연칠성령까지 당도하니 9시를 조금 넘은 시각이다 두 분은 시간이 넉넉하다며 고적대로 향하고 나머진 바로 하산하기로 한다 하산길은 그야말로 발 한번 잘못 놀리면 구를 정도로 경사가 심했다 이전까진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 별로 없었기에 하산길이 쥐약인 난 그때부터 일행과 떨어지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문간재에서 하늘문을 거쳐 관음암으로 오르는 길은 완전 직벽에 가까운 1Km 막판에 다시 오르는 길이 너무 버겁고 내려갈 생각에 중간까지 올랐다 다시 문간재로 돌아와 산성입구로 하산 날머리까지 도착한 시각이 12시 40분 함께한 분들과 함께 하산주를 하고 모든 일정을 종료했다 산 전체가 암산(岩山)이라 비가 와도 바로 쓸려 간다는데, 더구나 최근 비도 없어 물 없는 계곡은 그저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보다 풍부한 수량의 계곡을 기대해 본다 ▼ 두타산의 속살을 가장 멋지게 보여주는 곳은 관음암으로 오르는 길이지 싶다 ▼ 메마른 학소대 ▼ 상사화를 처음 봤다는... 선운사의 그것은 상사화가 아닌 꽃무름이란다
함중아와 양키스 / 풍문으로 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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