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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지독한 사랑

by 뚜시꿍야 2016. 12. 22.

모처럼 옆지기와 함께 TV시청을 즐겼다
옆지기는 카프리를 나는 스타우트를 마시며 때이른 연말의 기분을 즐겼다
그런데 이눔의 TV가 분위기 메이커는 못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엇박자로 나간다

인간시대에선 결혼 후 몇 개월이 되지 않아 암판정을 받은
젊은 아내를 위해 애를 쓰는 남편의 안쓰러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만
중요 뉴스 몇 개를 보고 오락프로나 보자고 돌린 프로에서는
8년 이상을 '루게릭병'으로 몸져 누운 아내를 위해 24시간 수족이 되어 
살아가는 남편의 지독한 사랑으로 우리 부부의 눈물을 쏘옥 뽑아낸다 

보통의 남자로서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저들처럼 힘든 것인지...
아름답다기보다 지독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틋함에
벌개진 눈으로 옆지기를 바라보니
이미 옆지기도 울고 있는 모습이다 

다니던 회사까지 접고 혼자 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공장을 차려 함께 출퇴근할 뿐만 아니라
아내의 식사와 옷치장까지를 위해 출근 준비만 2시간이 넘는 모습은
보통의 남편으로서는 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보다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었으련만 ...
그런 생각을 하면 저 친구도 안됐죠.."
'긴 병에 효자없다'라고들 하는데...

눈물을 쏟으며 카타르시스가 해소되어서일까
긴 호흡을 하고나니 조금은 기분이 업된다
반려자의 불편한 몸의 일부가 되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 부부에겐 있을까?

삶은 때론 내 소신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하는 거 같다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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