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옆지기와 함께 TV시청을 즐겼다
옆지기는 카프리를 나는 스타우트를 마시며 때이른 연말의 기분을 즐겼다
그런데 이눔의 TV가 분위기 메이커는 못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엇박자로 나간다
인간시대에선 결혼 후 몇 개월이 되지 않아 암판정을 받은
젊은 아내를 위해 애를 쓰는 남편의 안쓰러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만
중요 뉴스 몇 개를 보고 오락프로나 보자고 돌린 프로에서는
8년 이상을 '루게릭병'으로 몸져 누운 아내를 위해 24시간 수족이 되어
살아가는 남편의 지독한 사랑으로 우리 부부의 눈물을 쏘옥 뽑아낸다
보통의 남자로서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저들처럼 힘든 것인지...
아름답다기보다 지독한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틋함에
벌개진 눈으로 옆지기를 바라보니
이미 옆지기도 울고 있는 모습이다
다니던 회사까지 접고 혼자 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공장을 차려 함께 출퇴근할 뿐만 아니라
아내의 식사와 옷치장까지를 위해 출근 준비만 2시간이 넘는 모습은
보통의 남편으로서는 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보다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었으련만 ...
그런 생각을 하면 저 친구도 안됐죠.."
'긴 병에 효자없다'라고들 하는데...
눈물을 쏟으며 카타르시스가 해소되어서일까
긴 호흡을 하고나니 조금은 기분이 업된다
반려자의 불편한 몸의 일부가 되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 부부에겐 있을까?
삶은 때론 내 소신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하는 거 같다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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