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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詩를 노래하다

귀뚜라미 - 나희덕 詩

by 뚜시꿍야 2008. 9. 30.

 

 안치환 노래모음

 

 

귀뚜라미 / 나희덕 詩, 안치환 노래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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