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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詩를 노래하다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詩

by 뚜시꿍야 2008. 9. 30.


 안치환 노래모음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詩, 안치환 노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 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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