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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詩를 노래하다

돌의 노래 / 박두진 詩, 국립합창단

by 뚜시꿍야 2009. 1. 18.

 

박두진님의 詩가 있는 노래

 

돌의 노래

국립합창단

 

 

돌이어라. 나는
여기 절정(絶頂)
바다가 바라뵈는 꼭대기에
앉아
종일(終日)을 잠잠하는
돌이어라.

밀어 올려다 밀어 올려다
나만 혼자 이 꼭대기에 앉아 있게 하고
언제였을까
바다는
저리 멀리 저리 멀리
달아나 버려

손 흔들어 손 흔들어
불러도 다시 안 올 푸른 물이기
다만 나는
귀 쫑겨 파도 소릴
아쉬워 할 뿐.
문으로만 먼 파돌
어루만진다.

오 돌.
어느 때나 푸른 새로
날아 오르랴
먼 위로 아득히 짙은 푸르름
온 몸 속속들이
하늘이 와 스미면
푸른 새로 파닥어려
날아 오르랴.

밤이면 달과 별
낮이면 햇볕
바람 비 부딪히고, 흰 눈
펄 펄 내려
철 따라 이는 것에 피가 잠기고
스며드는 빛깔들
아롱지는 빛깔들에
혼이 곱는다.

어느 땐들 맑은 날만
있었으랴만, 오
여기 절정
바다가 바라뵈는 꼭대기에 앉아
하늘 먹고 햇볕 먹고
먼 그 언제
푸른 새로 날고 지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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