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노래
국립합창단
돌이어라. 나는
여기 절정(絶頂)
바다가 바라뵈는 꼭대기에
앉아
종일(終日)을 잠잠하는
돌이어라.
밀어 올려다 밀어 올려다
나만 혼자 이 꼭대기에 앉아 있게 하고
언제였을까
바다는
저리 멀리 저리 멀리
달아나 버려
손 흔들어 손 흔들어
불러도 다시 안 올 푸른 물이기
다만 나는
귀 쫑겨 파도 소릴
아쉬워 할 뿐.
문으로만 먼 파돌
어루만진다.
오 돌.
어느 때나 푸른 새로
날아 오르랴
먼 위로 아득히 짙은 푸르름
온 몸 속속들이
하늘이 와 스미면
푸른 새로 파닥어려
날아 오르랴.
밤이면 달과 별
낮이면 햇볕
바람 비 부딪히고, 흰 눈
펄 펄 내려
철 따라 이는 것에 피가 잠기고
스며드는 빛깔들
아롱지는 빛깔들에
혼이 곱는다.
어느 땐들 맑은 날만
있었으랴만, 오
여기 절정
바다가 바라뵈는 꼭대기에 앉아
하늘 먹고 햇볕 먹고
먼 그 언제
푸른 새로 날고 지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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