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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어른이 된다는 것은...

by 뚜시꿍야 2008. 12. 15.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릴 적 기억 속에서 미소를 짓는 것은 아닐런지

 

 

명절 때면 

내년이나 내후년의 몸 치수에나 맞는 옷을 입어도 좋았다

한여름엔

그냥 발가벗고 한강 물에 뛰어들거나, 등목해도 창피한 줄 몰랐다

한겨울엔

구슬치기, 딱지치기, 망까기를 하던 손에 땟국물이 흘러도

질질 흘리는 콧물을 부르튼 손으로 한 번 쓰으윽 훔치면 됐다

이맘때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 위해 교회 다니는 친구 열심히 따라다니고

부잣집 아이들 집에서 해 진 줄 모르고 놀다 회초릴 맞아도 행복했다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해도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지나가는 어른들은

이쁘고 귀엽다며 머릴 쓰다듬어 주셨다

먹거리라도 얻는 날이면 횡재한 날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 대충 입을 수도 없고

건강도 노력을 하거나 돈으로 사야 하고

그냥 가만히 서 있으면 낙오자라 손가락질당하는 것이다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개발에 땀나듯 열심히 또 열심히

죽자사자 기를 쓰며 

누구는 좆빠지게, 또 누구는 좆나게 살아가야 한다

그래도 사랑받기 힘들고

행복해지기 쉽지 않으니까...

 

 

     DdooSiKkoong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