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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Movie & Drama

일본 애니메이션 - [반딧불의 묘(무덤)]

by 뚜시꿍야 2009. 1. 23.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처음으로 접한 게 대략 15년 전 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문화개방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와중에서 이미 상당수의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은 정책적인 상황과는 상관없이

CD나 VHS, 또는 만화책 등을 통해 쉽게 접하고 있었던 상황이였다

그런 와중에 내게도 [천공의 섬 '라퓨타']란 작품의 더빙 연출 제의가 들어왔다  사실 당시에는 극장이나 TV를 통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을 비디오라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소스도 Betacam Tape이 아닌 일반

VHS였기에 화질을 보정한다는 차원에서 Telecine를 통해 Betacam Tape의 소스를 만들어 작업을 했다   물론 작업을 한

관련된 사람들이야 비일비재 했던 당시 상황을 생각한다면 흔한 일이 아니였기에 제작자의 책임하에 모든 것을 눈감아 주는

식으로 저작권에 대해 무감각했던 시기였다   작업을 하면서도 매우 인상적이였던 작품중 하나였기에 매우 깊은 인상을 준

것은 분명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천공의 섬 라퓨타'는 많은 매니아가 있었음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후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보면서 나 또한 그 매력에 빠졌었다

 

... 태풍이 지나가고 완연한 가을색으로 물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세이타는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세츠코를 안고 산에 올랐다  구덩이를 파서 고리짝을 내려놓고 그 안에 세츠코를 넣고,

그 주변을 인형, 똑딱지갑, 속옷 한 벌로 채운 후 불을 붙였다   콩깍지가 탁탁 튀면서 잘 타올랐다  어두워지면서 잦아드는

불꽃, 바람이 불 때마다 나지막이 신음하던 목탄은 붉은 색으로 아른아른 흔들리고, 저녁 하늘에는 별, 그리고 내려다보면

... 반짝반짝 그리운 불빛이 보였다

... 세츠코야 반딧불이와 함께 천국에 가거라

  

  

 


 

 

 

 

 

 

 

 

 

 

 

 

 

 

 

 

 

 

 

 

 

 

 

이 작 품 '반딧불이의 무덤'은 먼저 '타카하타 이사오'의 그림이 곁들인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일본 '신쵸사'가 저작권을 가진 책을 국내의 '다우출판사'에서 서혜영님의 번역으로 2003년 출간된 책이였다

흔히 보던 만화도, 그렇다고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였지만 독자에겐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노사카 아키유키'의 대표 단편 '반딧불이의 무덤'은 1968년 제 58회 나오키상을 받은 작품이다   당시 심사위원들도 '노사카       

아키유키'의 문체에 대해 "신기한 재능이다  오사카 말의 장점을 살린 장광설이 종횡무진 펼쳐지면서도 쓸데없는 수다는 조

금도 없다   아주 정제된 문장이다   훌륭하달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식어의 행렬 속에 벌거벗은 현실을 깊은

주름까지 감싸안으면서, 참혹하고 추잡한 것으로부터 결코 눈을 돌리지 않는다" 고 평했다

 

특히 이 소설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소설화한 것이기도 하다   '노사카 아키유키'는 1930년에 태어났고, 그 1년 뒤 만주사변

이 일어났다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해에는 노구교 사건(중일전의 빌미가 된 사건)이 시작되었으며, 중학생때 태평양전쟁

이 끝났다

 

전쟁의 와중에 저자의 여동생은 영양실조로 죽는데, 그는 "나는 적어도 소설에 나오는 오빠만큼 동생을 예뻐해 주었어야

했다   지금에서야 그 무참히, 뼈와 가죽만 남아 죽어갔던 동생을 통탄하는 마음 가득하여, 소설 속의 세이타에게 그 마음

을 담았다   나는 그렇게 상냥하지 못했다" 고 술회한다   '반딧불이의 무덤' 이 죽은 동생에 대한 진혼곡 역할을 한 셈이다

그는 기성의 권위와 질서가 소리내며 무너지는 것을 실제 자신의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낀 세대다

 

"... 나를 규정하자면, 불탄 터에 자리잡은 암시장으로 흘러든 도망자라고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공습으로 인해 불길이

솟는 아수라장과 뒤이은 혼란 속에서 부모를 잃고, 나 혼자만이 살아 남았다   불타는 집을 향해 단 한마디, "부모님"을 불렀

을 뿐, 나는 곁눈질도 한번 하지 않고 산을 향해 뛰어 달아났으며, 그때의 뒤통수가 당기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드딩 소년원에 들어가 기아와 추위 탓에 차례로 죽어가는 소년들 속에서 나만이 마치 동화 속의 주인공인 양 행운을 잡아

가정생활로 복귀했다   여기서도 나만 도망쳤다  뒤도 안 돌아보고 내달았다   나 자신에 대한 어리광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뒤통수가 근질거렸다   나는 늘 도망치고 있었다

 

전쟁으로 살아남은 자의 체험, 그것은 저자의 작품 속에 개개의 표현으로 녹아들어 있다  21세기는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전횡하에 전쟁으로 그 막이 열렸고, 그것은 또다시 전쟁으로 이어지고있다   그래서인지 전쟁 속에서 미처 피지 못하고

죽어 가는 아이들의 애절한 체험을 그린 이 소설은 새로운 세기에도 여전히 절절한 현재성을 보여 준다

[2003년 2월 譯者 서혜영] 

 

 

 

    

   


 


   

 

 

 

 

 

 

 

 

 

 

 

 

 

 

 

 

 

 

 

 

 

 

 

 

 

 

 

 

 

 

 

 

동명소설을 1988년 '다카하타 이사오'감독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火垂るの墓 Grave of the Fireflies>,  

 

2005년 일본 NTV에서 드라마로<火垂るの墓, 2005>로,

 

2008년 '휴가지 타로' 감독이 극영화로 제작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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