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로 1938년 노벨문학상을 탄 펄벅여사가 1960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여행지 경주를 방문하던 그녀의 눈에 아주 진기한 풍경이 목격되었다
황혼 무렵, 소달구지에 볏단을 싣고 가던 농부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신선했던 모양이다
귀국후 그녀는 '살아있는 갈대'란 소설을 쓰면서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회고했다
"서양의 농부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소달구지 위에 짐을 모두 싣고 자신도 올라타 편하게 집으로 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농부는 소의 짐을 덜어주고자, 자신의 지게에 볏단을 한 짐 이고
소와 함께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 온 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처음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내용이다
외국인에겐 낯선 모습이지만 어릴적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런 모습들...
그러나 지금은 입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한 '한우' 만이 있을 뿐 대한민국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그림이다
"워낭소리는 우리들 기억속에 화석처럼 잠들어있는 유년의 고향과 아버지와 소를 되살리는 주술과도 같다
삶의 내리막길에서 빚어낸 어쩌면 이 시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소와 아버지의 아름다운 교감과 눈물겨운
헌신을 그리고 싶었다" - Director 이충렬
이름도 없이 최노인과 30년을 동고동락한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산 소일지도 모를 녀석...
폭우로 지붕이 무너져도 할아버지 깰까 조용히 장맛비를 견뎌내고 할아버지가 우시장에 팔아버리려 해도
묵묵히 따라나서는 사람보다 속 깊은 사랑과 믿을 가졌다 - 소 (40)
오로지 소를 이용해 농사짓는 천연기념물 같은 농부
기계를 쓰면 더 많이 수확하고 편한 것을 알지만 매일 묵묵히 소를 몰고 논으로 나간다
가난도, 늙음도 소와 함께라면 힘들지 않기에...
10년쯤 같이 살 줄 알았던 소와 30년을 산 것도 기적이란 걸 알지만 소가 그를 떠난다는 걸 믿을 수 없다
- 할아버지 최원균(80)
16살에 시집와 9남매를 키웠다
일흔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몸매도 날렵하고 목소리도 창창하다
그러면 뭐하나 남편은 소만 바라보고 소만 챙기는데...
끊임없이 할아버지에게 불평을 토로하고 버럭 소리도 치지만 결국엔 할아버지에게 지고 마는 걸...
- 할머니 이삼순(77)
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바친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있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베스트 프렌드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들리는 최노인이지만 소의 워낭소리만은 귀신같이 듣고, 불편해도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지만 둘은 모두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 최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게 된다...
'독립영화로서는 꿈의 관객인 100만을 넘어서
이제 200만의 유료관객을 향해 묵묵히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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