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氣鐵寒風滿壑 (산기철한풍만학)
산기운 쇠같이 차가운데
바람 봉우리마다 가득하구나 <경허>
雲卷秋空月印潭 (운권추공월인담) 구름 걷힌 가을하늘의 달이 못에 비치니
寒光無際與誰談 (한광무제여수담) 찬 빛의 끝없음을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거나.
豁開透地通天眼 (활개투지통천안) 천지를 꿰뚫는 안목을 활짝 여니
大道分明不用參 (대도분명부용참) 대도가 분명하여 참고할 게 없도다.
● 摩訶衍 韻 -- 碧松智嚴 (마가연 운 -- 벽공지엄)
一衣又一鉢 (일의우일발) 온 한 벌, 한 바리때여
出入趙州門 (출입조주문) 조주의 문을 들며 날며 했구나.
踏盡千山雪 (답진천산설) 첩첩산 저 눈골 다 밟은 후에
歸來臥白雲 (귀래와백운) 흰구름 위에 누워 돌아온다.
● 黃檗希運 (황벽희운)
塵勞逈脫事非常 (진로형탈사비상) 번뇌를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緊把繩頭做一場 (긴파승두주일장) 승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不是一番寒徹骨 (부시일번한철골)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 작자미상
本是山中人 (본시산중인) 본시 산에 사는 산사람이라
愛說山中話 (애설산중화) 산중 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五月賣松風 (오월매송풍) 오월 솔바람을 팔고 싶으나
人間恐無價 (인간공무가) 그대들 값 모를까 그것이 걱정.
● 冶父道川 (야부도천)
千尺絲綸直下垂 (천척사륜직하수) 천 척의 낚싯줄을 곧게 드리우니
一波載動萬波隨 (일파재동만파수) 한 물결 일어나매 많은 물결 따라 인다.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한어부식) 밤은 고요하고 물을 차서 고기는 물지 않고
滿船空載月明歸 (만선공재월명귀) 배에 허공만 가득 싣고 밝은 달 속에 돌아온다.
● 少林斷臂 -- 靑梅印悟 (소림단비 -- 청매인오)
一揮霜刀斬春風 (일휘상도참춘풍) 서릿날 휘둘러 봄바람 베어냄에
雪滿空庭落葉紅 (설만공정란엽홍) 눈 가득한 빈 뜰에 낙엽이 붉다.
這裏是非才辯了 (저리시비재변료) 이 가운데 소식을 그대여 알겠는가
半輪寒月枕西峯 (반륜한월침서봉) 반 조각 추운 달이 서봉을 베고 누워있네.
● 작자미상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맑은 바람, 겨울 눈이라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갱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 호시절이라.
● 雪竇重顯 (설두중현)
牛頭沒馬頭回 (우두몰마두회) 소대가리로 사라졌다 말대가리로 돌아오나니
曹溪鏡裏絶塵埃 (조계경리절진애) 조계의 거울 속엔 티끌 먼지 전혀 없다.
打鼓看來君不見 (타고간래군불견) 잘 보라고 북을 두드려도그대 못 보나니
百花春至爲誰開 (백화춘지위수개) 봄이 오면 꽃들은 누굴 위해 피는가.
●過邸舍聞琴 --淸虛休靜 (과저사문금 -- 청허휴정)
白雪亂織手 (백설란직수) 눈인 듯 고운 손 어즈러이 움직이니
曲終情未終 (곡종정말종) 가락은 끝났으나 情은 남았네.
秋江開鏡色 (추강개경색) 가을江 거울빛 열어서
畵出數靑峯 (화출수청봉) 푸른 봉우리 두엇 그려낸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야좌무언) 산 집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寂寂寥寥本自然 (적적요요본자연) 고요하고 고요해서 본래 이러하구나.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무슨 일로 서풍은 잠든 숲 깨워
一聲寒雁淚長天 (일성한안루장천) 한 소리 찬 기러기 장천을 울며 가는고.
●過古寺 -- 淸虛休靜 (과고사 --청허휴정)
花落僧長閉 (호락승장폐) 꽃 지는 옛 절문 오래 닫혔고
春尋客不歸 (춘심객불귀) 봄 따라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풍요소학영) 바람은 둥우리의 학그림자 흔들고
雲濕坐禪依 (운습좌선의) 구름은 앉은 중의 옷깃 적신다.
● 蘭(난)법사에게 주다 -- 四溟惟政 (사명유정)
萬疑都就一疑團 (만의도취일의단) 만가지 의심을 한가지 의심에 뭉쳐서
疑去疑來疑自看 (의거의래의자간)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면 스스로 보리라.
須是拏龍打鳳手 (수시나룡타봉수) 용을 잡고 봉황을 치는 솜씨로
一拳拳倒鐵城關 (일권권도철성관) 한 주먹으로 철성관[話頭]을 넘어뜨려라.
●賽 一禪和之求 其四 -- 逍遙太能 (새 일선화지구 기4 -- 소요태능)
可笑騎牛子 (가소기우자) 우습다 소 탄 자여
騎牛更覓牛 (기우갱멱우) 소를 타고 다시 소를 찾는구나.
斫來無影樹 (작래무영수) 그림자 없는 나무를 베어다가
銷盡海中漚 (소진해중구) 저 바다 거품을 태워 다하라.
● 冶父道川 (야부도천)
法相非法相 (법상비법상) 법상과 비법상이여
開拳復成掌 (개권복성장) 주먹을 펴니 다시 손바닥이로다.
浮雲散碧空 (부운산벽공) 뜬구름이 푸른 하늘에서 흩어지니
萬里天一樣 (만리천일양) 만리의 하늘이 온통 푸른 하늘이더라.
●贈月松大師 -- 涵月海源 (증월송대사 -- 함월해원)
月入松聲白 (월입송성백) 달빛 들어 솔소리 희고
松含月色寒 (송함월색한) 솔잎, 달빛 머금어 차다.
贈君般若劍 (증군반야검) 그대에게 반야검을 주노니
歸臥月松間 (귀와월송간) 돌아가 달과 소나무 사이에 누워지내라.
● 盤山寶積 (반산보적)
心月孤圓 (신월고원) 마음달 홀로 둥글어
光呑萬像 (광탄만상) 그 빛 온 누리를 삼키도다.
光非照境 (광비조경) 광명이 경계를 비치지 않고
境亦非存 (경역비존) 경계 역시 있는 게 아니네.
光境俱亡 (광경구망) 광명과 경계가 모두 없어지니
復是何物 (복시하물)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 작자미상
刹塵心念可數知 (찰진심염가수지) 티끌 같은 이 마음 다 셈하고
大海中水可飮盡 (대해중수가음진) 큰바다 저 물을 다 마시고
虛空可量風可繫 (허공가량풍가계) 허공 끝 헤아리고 바람 묶는다 해도
無能盡說佛功德 (무능진설불공덕) 부처님 공덕은 능히 다 말할 길 없네!
● 冶父道川 (야부도천)
三佛形儀總不眞 (삼불형의총부진) 법,보, 화신의 형상과 거동은 다 진실이 아니고
眼中瞳子面前人 (안중동자면전인) 눈 가운데 동자는 그대 앞의 사람이라.
若能信得家中寶 (약능신득가중보) 만약 능히 집에 있는 보배를 믿기만 하면
啼鳥山花一樣春 (제오사화일양춘) 새 울고 꽃 피는 것이 한결같은 봄이로구나.
●出山 -- 白谷處能 (출산 -- 백곡처능)
步步出山門 (보보산출문) 걸음걸음 산문을 나오는데
鳥鳴花落溪 (조명화락계) 시냇가에 꽃 날리고 새가 우는구나.
烟沙去路迷 (연사거로미) 안개골 가득히 길을 잃은 채
獨立千峯雨 (독립천봉우) 천 봉 저 빗줄기 속에 외로이 서 있다.
●春 吟 -- 換醒志安 (춘음 -- 환성지안)
緤杖尋幽逕 (설장심유경) 지팡이 데리고 깊은 골 따라
徘徊獨賞春 (배회독상춘) 홀로 걸으며 봄을 맞는다.
歸來香滿袖 (귀래향만수) 오는 길 소매 가득 꽃의 냄새여
胡蝶遠隨人 (호접원수인) 나비 한 마리 향기 따라 멀리서 온다.
● 豫章宗鏡 (예장종경)
報化非眞了妄緣 (보화비진료망연) 보신, 화신 참이 아니고, 망연으로 인함이니
法身淸淨廣無邊 (법신청정광무변) 법신은 청정해서 가이 없구나.
千江有水千江月 (천강유수천강월) 천 강의 물에 천 강의 달이여
萬里無雲萬里天 (만리무운만리천) 만리에 구름이 없으니 만리의 하늘이더라.
● 鏡虛惺牛 (경허성우)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속세나 청산이 어찌 다름이 있으리요
春城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 봄빛이 있는 곳에 꽃 안 피는 곳이 있겠는가.
傍人若問惺牛事 (방인약문성우사) 누가 나에게 성우(경허)의 일을 묻는다면
石女心中劫外歌 (석녀심중겁외가) 돌계집 마음속의 영원의 노래라 하리라.
● 작자미상
昨夜江南雨 (작야강남우) 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 (동정추수심) 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었네.
一葉孤舟客 (일엽고주객) 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 (월중천리심) 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 龐居士 (방거사)
十方同共聚 (십방동공취) 시방에서 행자들 모여들어
箇箇學無爲 (개개학무위) 모두가 제각기 무위를 배우나니.
此是選佛場 (차시선불장) 이곳은 부처 뽑는 과거장이라,
心空及第歸 (심공급제귀) 마음 비워 급제해 돌아가리라.
●小艶詩 (소염시) -- 민간에 떠돌던 시
一段風光畵不成 (일단풍광화불성) 고운 맵시 그리려도 그리지 못하리니
洞房深處說愁情 (통방심처설수정) 깊은 규방 앉아서 애 타는 심정
頻呼小玉元無事 (빈호소옥원무사) 자꾸 소옥을 부르나, 일 있음이 아니라
只要檀郞認得聲 (지요단랑인득성) 오직 님께 제 소리를 알리려는 짓!
● 夾山善會 (내산선회)
荷葉團團團似鏡 (하엽단단단사경) 연잎은 둥글둥글 둥글기가 거울 같고
菱角尖尖尖似錐 (능각첨첨첨사추) 마름 뿔은 뾰족뾰족 뾰족하기 송곳 같네.
風吹柳絮毛毬走 (풍취유서모구주) 버들가지 바람 타고 솜털 날리고
雨打梨花胡蝶飛 (우타이화호접비) 배꽃에 비 뿌리니 나비 날으네.
● 懶翁慧勤 (나옹혜근)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가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마음을 잡아두고 간절히 잊지 말아라.
念到念窮無念處 (염도염궁무념처) 생각이 다하여 무념처에 이르게 되면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이 빛났음을 알리라.
● 靈雲志勤 (영운지근)
三十年來尋劒客 (삼십년래심검객) 삼십 년을 검을 찾은 나그네여
幾回落葉又抽枝 (기회낙엽우추지) 몇 번이나 낙엽 지고 가지 돋았나.
自從一見桃花後 (자종일견도화후) 복사꽃을 한 번 본 뒤로부터는
直至如今更不疑 (직지여금갱불의)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이 없어.
● 辭世頌 -- 石屋淸珙 (사세송 --석옥청공)
白雲買了賣淸風 (백운매료매청풍) 흰구름 팔아서 맑은 바람 사니
散盡家私徹骨窮 (산진가사철골궁) 살림살이 바닥나 뼈 속까지 가난하네
留得數間茅草屋 (유득수간모초옥) 남은 건 두어 간 띠집 뿐이니
臨別付與丙丁童 (임별부여병정동) 떠난 뒤 불 속에 던져버리게.
※ 태고보우스님의 법사인 중국 임제종 석옥청공스님이 임종 시에 고려 白雲景閑(백운경한)스님에게 법을 부촉하며 지은 게송.
●偶吟 -- 換醒志安 (우음 -- 환성지안)
盡日惺惺坐 (진일성성좌) 온종일 또렷이 앉아 있으니
乾坤一眼中 (건곤일안중) 하늘과 땅 모두가 한 눈 속이라
有朋來草室 (유붕래초실) 벗들이 초막을 찾아오나니
明月與淸風 (명월여청풍) 밝은 달 그리고 깨끗한 바람.
● 天台德韶 (천태덕소)
通玄峯頂 (통현봉정) 통현봉 꼭대기는
不是人間 (부시인간) 인간세상이 아닌데,
心外無法 (심외무법) 마음 밖에는 법이 없으니
滿目靑山 (만목청산) 눈에 가득 온통 푸른산이네.
● 雲山吟 -- 太古普愚 (운산음 -- 태고보우)
山上白雲白 (산상백운백) 산위의 흰구름 더욱 희고
山中流水流 (산중유수유) 산 속에는 흐르는 물 또 흐르네
此間我欲住 (차간아욕주) 이 속에서 나는 살고파
白雲爲我開山區 (백운위아개산구) 흰구름이 나를 위해 한 자리 비워주네.
我亦隨君馭淸風 (아역수군어청풍) 이 몸도 그대처럼 맑은 바람 타고서
江山處處相追遊 (강산처처상추유) 강과 산 곳곳에 마음대로 노닐면서
追遊爲何事 (추유위하사) 노닐면서 무슨 일 하여 볼까
堪與白鷗戱波頭 (감여백구희파두) 흰 갈매기 동무하여 파도 위에서 놀아 볼까
● 冶父道川 (야부도천)
多年石馬放毫光 (다년석마방호광) 여러 해 동안 돌말이 빛을 토하니
鐵牛哮吼入長江 (철우효후입장강) 쇠소가 울면서 장강으로 들어간다.
虛空一喝無蹤迹 (허공일갈무종적) 허공 향한 저 고함소리 자취도 없더니
不覺潛身北斗藏 (부각잠신북두장) 어느 사이 몸을 숨겨 북두에 들었는고.
● 長沙景岑 (장사경잠)
百尺竿頭不動人 (백척간두부동인) 백 척 낭떠러지에서 동요치 않는 사람
雖然得入未爲眞 (수연득입미위진) 비록 한 경지를 얻었다 해도 아직 멀었네.
百尺竿頭須進步 (백척간두수진보) 백 척 낭떠러지에서 한 걸음 나아가야
十方世界是全身 (시방세계시전신) 시방세계가 온통 내 몸이 되리라.
●悟道頌 -- 淸虛休靜 (오도송 -- 청허휴정)
髮白非心白 (발백비심백) 머리는 세어도 마음 안 센다고
古人曾漏洩 (고인증루설)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今聞一聲鷄 (금문일성계)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丈夫能事畢 (장부능사필) 장부의 큰 일 능히 마쳤네.
忽得自家處 (홀득자가처) 홀연히 본 고향을 깨달아 얻으니
頭頭只此爾 (두두지차이) 모든 것이 다만 이렇고 이렇도다.
萬千金寶藏 (만천금보장) 수많은 보배와 같은 대장경도
元是一空紙 (원시일공지) 원래 하나의 빈 종이로다.
● 平田 (평전)
神光不昧 (신광불미) 신령스런 광명 어둡지 않아
萬古徽猷 (만고휘유) 만고에 빛나도다.
入此門來 (입차문래) 이 문안에 들어와서는
莫存知解 (막존지해)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
● 讀罷楞嚴 -- 凊虛休靜 (독파릉엄 --청허휴정)
風靜花猶落 (풍정화유락) 바람 자도 꽃은 오히려 지고
鳥鳴山更幽 (조명산갱유) 새 울어도 산은 더욱 그윽하네
天共白雲曉 (천공백운효) 하늘과 더불어 흰구름 밝아오고
水和明月流 (수화명월류) 물은 밝은 달과 함께 흘려가네.
● 悟道頌 -- 五祖法演 (오도송 -- 오조법연)
山前一片閑田地 (산전일편한전지) 저 산밑에 한 뙈기 묵은 밭
叉手丁寧問祖翁 (차수정녕문조옹) 손맞잡고 노인께 공경히 물었더니
幾度賣來還自買 (기도매래환자매) 몇 번이고 팔았다가 다시 산 것은
爲隣松竹引淸風 (위린송죽인청풍) 송죽에 이는 맑은 바람이 좋아서라네.
● 작자미상
是是非非都不關 (시시비비도부관) 옳다, 그르다 도무지 관계없고
山山水水任自閑 (산산수수임자한) 산산, 물물이 스스로 한가하네
莫問西天安養國 (막문서천안양국) 서방 극락세계 어디냐고 묻지를 말게
白雲斷處有靑山 (백운단처유청산) 흰구름 걷히면 그대로 청산인 것을.
● 密語 -- 雪竇智鑑 (밀어 -- 설보지감)
世尊有密語 (세존유밀어) 세존께서는 숨기신 말씀 계셔도
迦葉不覆藏 (가섭불복장) 가섭은 숨김없이 이해했나니
一夜落花雨 (일야낙화우) 하루밤 비에 꽃잎이 져서
滿城流水香 (만성류수향) 온 성에 흐르는 물향기 가득하구나.
● 人境俱奪 -- 淸虛休靜 (인경구탈 --청허휴정)
梨花千萬片 (이화천만편) 배꽃 천만조각
飛入淸虛院 (비입청허원) 빈집에 날아든다.
牧笛過前山 (목적과전산)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人牛俱不見 (인우구불견)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다.
● 李存勖 -- 都尉 (이존욱 -- 도위)
學道須是鐵漢 (학도수시철한)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로 된 놈이라야 하리니
着手心頭便判 (착수심두편판) 착수하는 마음에서 결판내야 하리라.
直趣無上菩提 (직취무산보제) 곧바로 무상보리로 나아가려거든
一切是非莫管 (일절시비막영) 일체의 시비에 상관하지 말라.
● 豫章宗鏡 (예장종경)
心眼俱通法界周 (심안구통법계주) 심안을 함께 통하여 법계에 두루 하니
恒沙妙用沒踪由 (항사묘용몰종유) 항하사의 묘용이 자취가 없음이로다.
雲收江湛天空豁 (운수강담천공활) 구름 걷힌 강은 맑고 하늘은 드넓으니
明月蘆花一樣秋 (명월노화일양추) 밝은 달과 갈대꽃이 한 무늬의 가을이로다.
● 臨終偈 -- 天童宏智 (임종게 -- 천동굉지)
夢幻空花 (몽환공화) 꿈같고, 환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 육십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 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 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 冶父道川 (야부도천)
蚌腹隱明珠 (방복은명주) 조개 속에 진주가 들어 있듯
石中藏碧玉 (석중장벽옥) 돌 속에 옥이 감추어 있듯
有麝自然香 (유사자연향) 사향을 지니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何必當風立 (하필당풍립) 하필이면 바람 앞에 서야 하랴.
● 崔致遠 (최치원)
僧呼莫道靑山好 (승호막도청산호) 스님이여, 청산 좋다 말하지 마오
山好何事更出山 (산호하사갱출산) 산 좋다면 무슨 일로 산 밖으로 나옵니까.
試看他日吾蹤跡 (시간타일오종적) 시험삼아 후일에 내 종적을 보시오
一入靑山更不還 (일입청산갱불환)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다.
● 龍牙居遁 (용아거둔)
何事朝愁與暮愁 (하사조수여모수) 어찌하여 아침시름이 저녁시름에 이어지는가
少年不學老還羞 (소년불학노환수) 젊어서 공부 안하면 늙어서 부끄러워라
明珠不是驪龍惜 (명주불시려용석) 여룡은 밝은 구슬을 아끼지 않는데도
自是時人不解求 (자시시인불해구) 지금 사람은 그것을 구할 줄 모른다네.
※ 마조스님의 법제자 용아스님이 道士 여동빈에게 읊어준 게송
● 滿空月面 (만공월면)
萬像寂滅釋迦面 (만상적멸석가면) 만상이 적멸한 것은 석가의 얼굴이요,
寂滅滅已眞歸面 (적멸멸이진귀면) 적멸도 다한 것은 진귀조사의 얼굴이로다.
世尊應化二三千 (세존응화이삼천) 세존이 가신지 이, 삼천 년에
妙理眞光永不昧 (묘리진광영불매) 묘한 이치와 참 광명이 영원히 어둡지 않도다.
● 傅大士 (부대사)
夜夜抱佛眠 (야야포불면) 밤마다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朝朝還共起 (조조환공기) 아침 아침이면 부처를 끌어 안고 일어난다
欲識佛去處 (욕시불거처) 부처 간 곳을 알고자 할진댄
只這語聲是 (지저어성시) 다만 말하는 이 놈이니라.
●晦堂祖心禪師 (회당조심선사)의 열반 부쳐 -- 黃庭堅 (황정견)
海風吹落楞伽山 (해풍취락릉가산) 바다바람 능가산에 불어오니
四海禪流着眼看 (사해선류착안간) 사해의 선객들이여, 여기에 착안해 보라.
一把柳條收不得 (일파유조수부득) 한 움큼 버들가지 잡아 얻지 못하여
和風搭在玉欄干 (화풍탑재옥난간) 바람과 함께 옥난간에 걸어 두노라.
● 悟道頌 -- 蘇東坡 (오도송 -- 소동파)
溪聲便是廣長舌 (계성변시광장설) 개울 물소리는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 산빛이 어찌 청정한 몸이 아니랴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어젯밤 다가온 무량한 이 소식을
他日如何擧似人 (타일여하거사인) 어떻게 그대에게 설명할 수 있으랴.
● 雲水頌 -- 布袋和尙 (운수송 --포대화상)
一鉢千家飯 (일발천가반) 한 그릇으로 천가의 밥을 빌면서
孤身萬里遊 (고신만리유) 외로운 몸은 만리를 떠도네
靑目睹人少 (청목도인소) 푸른 눈 알아보는 이 드무니
問路白雲頭 (문로백운두) 저 흰구름에게 갈 길을 묻네.
● 詠花 -- 知玄後覺 (영화 -- 지현후각)
花開滿樹紅 (화개만수홍) 꽃 피니 나무 가득 붉은 빛이요
花落萬枝空 (화락만지공) 꽃 지니 가지마다 빈 허공이네
唯餘一朶在 (유여일타재) 꽃 한송이 가지 끝에 남아 있으나
明日定隨風 (명일정수풍) 내일이면 바람따라 떠나가리라.
● 無題 -- 此菴守淨 (무제 -- 차암수정)
流水下山非有意 (유수하산비유의) 산 아래 물 흐르는 것 별다른 뜻이 없고
片雲歸洞本無心 (편운귀통본무심) 조각구름 골로 들어오는 것도 무심한 일인데
人生若得如雲水 (인생약득여운수) 인생이 물, 구름과 같을 수 있다면
鐵樹開花遍界春 (철수개화편계춘) 무쇠나무에 꽃피어 온누리가 봄이리.
● 廬山煙雨 -- 蘇東坡 (여산연우 -- 소동파)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여
未到千般恨不消 (미도천반한불소) 가보지 못했을 땐 천만가지 한이었네
到得還來無別事 (도득환래무별사) 도착해 보니 도리어 별다른 것은 없고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었네.
● 작자미상
盡日尋春不見春 (진일심춘불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아도 찾지 못하고
芒鞋遍踏隴頭雲 (망혜편답롱두운) 짚신이 다 닳도록 온 산 헤맸네
歸來偶過梅花下 (귀래우과매화하) 집으로 돌아오다 매화 밑 지나는데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봄이 이미 매화가지 위에 있었던 것을.
● 작자미상
靑山疊疊彌陀窟 (청산첩첩미타굴) 첩첩한 청산은 아미타불이 계신 곳이요,
滄海茫茫寂滅宮 (창해망망적멸궁) 아득한 푸른 바다는 적멸궁이로다.
物物拈來無가碍 (물물념래무가애) 물물이 서로 아무 장애 없으니
幾看松亭鶴頭紅 (기간송정학두홍) 몇 번이나 소나무 정자 위의 학의 머리가 붉은 것을
볼 수가 있겠는가.
* 여기서 “가” 字는 중국 및 불교에서만 쓰이는 글자로 四자밑에 圭자가 있는 글자임.
● 僧肇 (승조)
四大元無主 (사대원무주) 사대는 원래 주인이 없고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오온 또한 본래 공한 것이라
以首臨白刀 (이수임백도) 머리에 흰 칼 스치니
猶如斬春風 (유여참춘풍) 마치 봄바람을 베어내는 것 같구나.
● 高峰原妙 (고봉원묘)
海底泥牛含月走 (해저니우함월주) 바다 밑의 진흙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
巖前石虎抱兒眠 (암전석호포아면) 바위 앞의 돌호랑이 아기 안고 졸고 있다.
鐵蛇鑽入金剛眼 (철사찬입금강안) 쇠 뱀은 금강안을 뚫고 들어갔는데
崑崙騎象鷺絲牽 (곤륜기상노사견) 곤륜산이 코끼리를 타고, 해오라비가 끌고 있다.
● 豫章宗鏡 (예장종경)
一月普現一切水 (일월보련일체수) 한 달이 일체의 물에 비치니
一切水月一月攝 (일체수월일월섭) 일체의 물달이 한 달에 포섭되도다.
● 函虛得通 (함허득통)
風和花織地 (풍화화직지) 봄바람이 불면 꽃이 땅을 수놓고
雲淨月滿天 (운정월만천) 구름이 걷히면 달빛이 하늘에 가득함이로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若要天下行 (약요천하행) 만약 천하에서 행하고자 할진 댄
無過一藝强 (무과일예강) 한가지 재주를 뛰어나게 하라
●작자미상
珊瑚枕上兩行淚 산호침상양행루) 산호 침상 위에 흐르는 두 줄기 눈물은
半是思君半限君 (반시사군반한군) 반은 님을 그리는 것이요, 반은 님을 한하는 것이네
[출처 : 活人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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