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매번 느끼지만 매번 실수를 반복하는 것 중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부부 사이에도 예외는 아니다
아내가 말할 때 항상 나만의 주관으로 해석하여 듣다보니 서로 어긋나는 경우가 잦다
"백화점 앞에서 기다려" 하는데 내 딴에 생각한다고 차를 가져왔으니 주차장 출구에서 기다리다 엇갈린다
옆지긴 별관 주차장서 나왔는데...
"오는 길에 돌미나리 좀 사와" 하면 옆지긴 꼭 돌미나리라야 하는 상황인데도 돌미나리가 없으니 밭미나리라도 사온다
이런 걸 두고 '스키마현상'이라고 한다는데...
꼭 스키마현상은 아니어도 이런 경우도 있다
출퇴근에 지친 옆지기를 위해 생일선물로 안마기를 주문하고 혼자 쓰벌 쓰벌거린다
"이거 자기가 필요해서 산 거 아니야?
학교에도 이거 있어 필요 없으니 당장 물러!"
옆에서 듣던 딸내미 한술 더 뜬다
"것봐 내가 혼날 거라 그랬지?"
그래서 필요한 게 뭐냐 물었더니 "차 바꿔줘!"
허거걱~... 띠바~... 닝기리~...
날 과대평가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그냥 해본 소린지 모르겠다
그래서 저질렀다 36개월 할부... 지금도 가랑이 찢어진다... ㅠㅠ
"그냥 해본 말인데, 정말 바꿨어?
고마워~~"
아~ 쓰벌~ ㅠㅠ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하면 "어떻게 도우면 돼?" 하고 꼬치꼬치 묻는 게 거시기 해 대충 "알았어!"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도움을 청한 거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름 도우려 한다
헌데 서로 생각하는 정도와 기대치가 다르다
어쩌면 상대는 지나가는 인사말 정도로 도와달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다 보니 내 입장에선 도우려 한 건데 하는 아쉬움이 켜켜이 쌓이다 불만까지 생긴다
그 불만은 결국 상대를 단정짓게 되고 부정적인 결론을 만들고 결국엔 불편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상대 입장에선 마찬가지리라 '이거 너무 들이대는 거 아냐?' 하고 귀찮아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누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일은 그리 쉽지도 흔한 일도 아니다
어찌보면 나 스스로도 그게 좋아서,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이지만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내재된 우쭐함에서 비롯된 일은 아닐런지 돌아볼 일이다
당분간은 이 어려운 관계를 푸는 게 숙제다
쉬어가자...
산울림 /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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