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방/섬산행·여행

[딸 아이와 함께 한 남도 캠핑여행 2,500리]

by 뚜시꿍야 2007. 9. 17.

 

 

여름방학에 그 동안 망설였던 딸 아이와의 남도여행을 실천에 옮겼다 

 

 

 

 
 
8월 4일 첫째날  
서해안 고속도로가 많이 막히는 시즌이라 아침 일찍(오전 5시) 출발했다.  
 
 
간간히 내리던 비가 중부지역에 다다랐을 때에는 전방 10m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험한 날씨였다. 우린 쉬엄쉬엄 가기를 반복했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였기에.당진을 지나 정읍쯤에 이르렀을 때에서야 비가 개고 해가 나기 시작했다.이 곳이 김제평야임을 알려주고 한 컷 찍으려하니 정은인 귀찮다는 표현을 눈을 감는 것으로 대신한다. ㅋㅋㅋ 
 
 
                                                                     목포 북항 회쎈터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은이에게 회를 사준다고 꼬득여 깨웠더니 뾰로통 입술을 내밀더니만 횟감을 보더니 정은이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마냥 신나한다.   회도 좋지만 소라를 빼서 먹는 재미와 완두콩을 빼먹는 재미가 솔솔한 모양이다  
 
 
 
    시계방향으로 
두륜산 케이블카 / 유선관 식사 / 대흥사 초입길  
드디어 해남에 도착.  먼저 대흥사를 들렸다.  계곡입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영지를 방불케한다.대흥사 입구에 있는 遊仙館 (서편제 촬영지라고 한다)은 아담하고, 깨끗했다.  물론 화장실도 수세식(정은이가 젤 반겨함...)마치 옛날 서원에 와 있는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보길도의 세연정에 있는 門의 장치가 같아 보였다.대흥사 내에 있는 약수에서 손에 묻은 끈끈한 아이스크림을 씻어내는 정은이...뒷편에 펼쳐진 능선이 대흥사와 어우러져 마치 10쪽 자리 병풍을 보는 듯 했다. 
 


                                                                                                                   

바닷가는 언제 가~ 잉 잉  
대흥사를 떠나며 입구에 위치한 대둔산(두륜산) 케이블카로 향했다.  국내 최장 600여 미터라고 하지만   날씨가 흐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케이블카 정상에서 내려보니 그 위로 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었다.  흐린 날씨의 운무가 전망대를 휘감으며 돌아가는 모습이 정은이게는 보기 힘든 장면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친 정은이에게는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설명에 골이 날대로 나있었다. ㅋㅋㅋ정은이의 맘은 벌써 해수욕장의 바닷속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드뎌 장장 500km 를 내달려 온 끝에 최종 목적지인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이미 해는 저물어 가고 부랴부랴 텐트를 치고 간단하게 저녁을 때웠다.때마침 야외공연무대가 준비되었고, 우린 마을주민들이 직접 삶아 내다준 해남고구마를 여러개 받아서 야참으로 먹으며 공연을 즐겼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젊은 커플들의 불꽃놀이는 덤이였다

 

 

 

 

 
 
여행 둘째날 8월 5일



아침을 일찍 먹고 나서 오늘의 일정을 정은이에게 설명해 주었다.  아직까지 바닷가에 몸을 담가보지 못한 정은이... 어떡하면 빨리 물속에 들어갈까 한참을 고민하던 정은이가 그럼 완도를 먼저 갔다오자고 제안한다. 정은이의 선택에 따라 완도를 먼저 둘러보고 해양자연사박물관과 땅끝전망대를 가보기로 했다  
 


완도에서 바라 본 해남 땅끝마을        완도 청해포구 드라마 촬영 세트장 / 해신, 주몽, 서동요, 태왕사신기 등    완도 청해포구에 다다르니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오히려 더위를 식혀주니 여행하기에는 더욱 편했다. 포구 전체를 세트장으로 만들어 놓아서인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이렇게나 많은 드라마가 이 곳에서 촬영이 되었는지를 보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정은이의 채촉에 다시 해남으로 돌아가면서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처음 15년 전 이 곳을 방문했을 때와는 길도 모습도 너무나 많이 변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해양자연사 박물관   생각보다 규모는 단층으로 작았으나, 전시물의 다양함과 박제된 생물들의 모습에 실물을 보여줄 수 있어 정은이는 잠시나마 바닷가를 잊고 있는듯 했다. 날씨가 흐려 땅끝전망대 관람을 포기하고 송호해수욕장으로 왔으나 갑자기 폭우가 내려 움직일 수 가 없었다.    
 


송호해수욕장   비가 잦아들지를 않자 정은이는 화가 날대로 나있다.   해수욕장에 들어가기위해 그토록 힘든 여정을 잘 참아왔는데, 눈앞에 두고도 들어갈 수 없다니... 정은이의 무료함과 화를 달래기 위해 카드 한 벌을 사서 원카드를 하자고 하니 조금 수그러드는거 같다. 카드를 사오니 빗줄기가 수그러들자 몇 몇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물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정은이와 같이 화가 날대로 난 사람들이 더 이상 참지를 못한 듯 했다. 나로서도 감기에 걸릴지언정 더 이상 말릴수도 말려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영복을 입지 않고 젖은 옷 그대로 입고 정은이는 드디어 소원을 풀기위해 바닷가로 뛰쳐들어갔다.  혹시나 하는 맘에 큰 튜브를 대여해주었다.   정은이의 저 행복한 얼굴...   그러나 1시간이 넘도록 정은이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나는 겨우 10분도 참지 못하고 추워서 나왔건만... 쉬었다 다시 하라고 설득해 간신히 데리고 나와 컵라면을 먹고 있는데... 이눔의 비가...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한다.    정은이를 샤워시키고 차에서 쉬라고 한 뒤 텐트를 걷을 수 밖에 없었다.   이눔의 텐트 치기만 하믄 비가 오냐??... 13년 동안 예외가 없군   민박 또한 여의치 않아(정은이가 푸세식을 싫어함) 우린 바로 보성으로 이동했다.  보성에 도착하자 빗줄기가 가늘어져 우린 여행을 계속했다.  
 
 
 보성 녹차밭 대한 제 1다원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가 생겼고, 숙소가 마땅치 않아 바로 다음 예정지인 담양으로 이동하였다.  예정이 바뀌다보니 숙소가 문제가 되었다. 도중에 저녁 때가 되어 배가 고팠으나 우선 날이 더 어둡기 전에 숙소를 찾아야 했는데, 우리의 목적지인 죽녹원에서 10Km 이상이나 떨어진 곳이였다.  가다보니 추월산을 넘어서고 있었고, 민박집 주인은 앞으로 4Km 이상을 더 오라한다.  밤 9시가 넘어선 산속에서의 적막감은 나로서도 무서운데 정은이야... 정은이는 푸세식화장실에 적응하지 못하여 자기가 직접 민박집을 선택한다고 우기는 통에 근처 민박집은 둘러볼 엄두도 못냈다.  시간은 점점 늦어져 가고 우린 산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가도 가도 민박촌이 보이지 않아 애만 태우고 배는 고프고 이중고를 겪었다.   그러다 손님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식당을 찾았는데, 주인이 식당 옆에 깨끗한 리조텔이 있다며 추천해 주었다.   음식은 민물고기 위주의 찜과 탕 종류여서 마땅치 않았으나 의외로 정은이는 메기찜 고기가 연하다며 잘 먹어주어 고마웠다.  
 

안봐도 비디오...  정은이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부터 확인하고 넘 좋다며 웃는다.

TV를 켜며 아쉬워했지만 (KBS1 과 유선방송 한 채널만 나옴) 그래도 행복해 한다.
이 쯤이면 어느 정도 집이나 엄마를 그리워 해야 하는데...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 셋째날 8월 6일  
정은이가 많이 피곤할거라 생각하고 더 재울려고 했으나 7시 30분이 되어 일어났다.  기특했다.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모기에도 안물리고 잘 버텨준다. 지도를 살펴보니 우리가 있는 곳이 죽녹원서 이미 13Km 떨어진 곳이였다.  담양호 근처였던 것이다. 할수없이 다시 역주행을 하며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 죽녹원, 관방제림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해남 고구마와 간단하게 컵라면을 먹고 출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건교부에서 선정한 국내 최고의 미를 갖춘 가로수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비에 젖은 가로수길이 상큼하고 아름다웠다.   더구나 차량통행을 금지해서인지 시민들이 산책이나, 자전거로 다니는 모습이 정말 좋아 보였다.  도로확장으로 없어질뻔 했다던데 담양군민의 현명한  판단으로 지켜냈다고 한다. 향교죽녹원이란 식당에서 담양의 명물이라는 떡갈비와 죽통밥 정식을 시켰다.   나오는 반찬 가짓수야 여느 전라도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였지만 맛이 깔끔하고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았다. 정은이 엄마가 보고 싶기도 하고 많이 생각났다.   이런 식단을 무자게 좋아하는데 맘같아서는 싸달라고 하고 싶었다.   죽통밥은 두번재이지만 정은이나 내게는 그다지 특별하진 않다.  오히려 설시내의 돌솥영양밥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竹綠園은 말그대로 대나무천지였다.  비가 와서 그런지 대나무에서 새나오는 竹香이 표현키 어려운 첨 맡아보는 향이였다.  바로 옆에 담양군민의 휴식처라는 관방제림이 마주하는데 잘 꾸며놓은 커다란 정원같은 느낌이다.   이제 전라남도의 여행을 예정대로 마�으나 첫날 많은 시간을 번 덕에 나는 일정을 좀 더 추가했다. 정은이 역시 하루 더 여행하자고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이라 상행길에 대전 엑스포공원에서 수퍼차이나 전시회 관람을 하고 독립기념관을 거쳐가기로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시내에서 민박이나 호텔은 여의치가 않아 둔산동의 외사촌형님댁에 머무르려 했지만 정은이가 첨보는 친척이라 불편해 할까 싶어 시내에서 모텔을 찾았다. 정은이는 역시나 화장실 먼저 체크하고 벽걸이형 TV를 보더만 뻑 갔다.  채널도 무려 90개가 나오니 정은이에게는 엄마의 잔소리 없는 곳에서 맘껏 만화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에 가득찼다.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야간개장하는 수퍼차이나 전시회를 가기위해 서두르려 했으나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정은이는 조금만 더를 반복했다.  지금까지 잘 참아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좀 더 보게 했다. 저녁은 마땅치 않아 근처 E-Mart를 찾아 간단히 해결하고 엑스포과학공원으로 향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을 많이 방문해 보았지만 나로서도 엑스포과학공원에 들어와 보기는 처음이였다.   아직은 날이 밝아 전시물들을 먼저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른의 눈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았다.  정은이는 마냥 신기해 하기만 한다.   그 중 100여미터가 넘는 커다란 용이 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접시와 컵 등 작은 그릇을 모아모아 만든 것이다.  저걸 어떻게 다 가져와 만들었을까 싶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은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오토바이 서커스도 그렇고 레이저 쑈도 그렇고,  기인들의 서커스도...  정은이는 10시까지 숙소에 도착해 '커피프린스 1호점'을 봐야한다면서도 오토바이 묘기는 한 번 더 보자고 조른다. 나오는 길에 설탕으로 만든 동물모양의 사탕을 뽑기해서 용이 당첨�다. 그 순간 중국인의 모습은 웃겼다.   다 먹지 못하고 나오는 길에 다른 아이들에게 선심(?) 썼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 마지막날 8월 7일  
전날 밤 정은이의 소원인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고 늦게 잠들었다. 오늘의 일정은 �아 아침을 먹고 느즈막하게 출발하기 위해 일부러 정은일 깨우지 않았다. 정은이 역시 여행의 피곤이 몰려오는지 10시가 넘어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할수없이 10시 30분에 깨우고, 씻기고 컵라면을 달라길레 간단히 아침을 뚝딱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죽암휴계소에 들려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고, 건강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따라준 정은이가 마냥 대견스럽다. 사실 첨부터 어른인 나로서도 1,000 Km에 가까운 기나 긴 여정을 단시간내에 순회한다는게  버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았다. 집에서 애타게 걱정하는 정은엄마와 정은이가 한없이 사랑스러운 가족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 한태주  
  
 
 
  DdooSiKkoongYa    
 













 

'안방 > 섬산행·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위소리 카페 / 의정부 소재  (0) 2008.03.14
수원행궁 / 화성  (0) 2008.03.10
삼척항의 겨울풍경  (0) 2008.01.30
도산서원(陶山書院) / 오천(烏川)유적지  (0) 2008.01.25
2006년 우도  (0) 200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