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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솜틀집

by 뚜시꿍야 2008. 1. 25.

 

 

솜틀집

 

 

겨울답지 않던 날씨가 느즈막이 찬바람을 몰고왔다.

더구나 우리 집은 1층이라 냉기와 더불어 웃풍이 좀 있다.  

이런 저런 고민끝에 난방기를 별도로 구입하려다보니 한시적으로 사용할 전기제품에 돈을 투자하는 것과

환경상 좋지 않을 듯하여 집  사람이 신혼때 마련했던 이불 몇 채의 솜을 틀어 요를 두텁게 하기로 했다.

그러나 믿고 맡길 수 있는 '솜틀집'을 찾을 수 없어 이리 저리 헤메던 끝에 찾아낸 곳이 '노원 솜틀집'이었다.

 

허름한 조립식건물에 길 옆에 놓인 화장실(재래식)을 보면 오래 된 곳임을 쉬이 짐작케 한다.  

주인 김경주님의 말을 빌리자면 상계동 일대에 아파트가 전무한 상태(20년 전)에서 이 곳에 터를 잡으셨고,

지금도 건물은 개보수를 하지 않은 상태라 한다. 

안으로 들어서자 허름한 외관과 달리 벽면 여기저기에 방송출연한 사진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KBS, MBC, SBS, YTN 등, 같은 방송국의 다른 프로그램까지 한다면 10여개가 넘는 프로그램 사진들이였다.

일하시는 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이용고객이 방송국에 제보하다보니 최근에는 년 3회 정도 찾아온다고 한다.

 

  우선 더블사이즈의 목화솜요를 보여주고 틀어달라고 하면서 '퀸사이즈'로 할 경우의 비용을 물었다.

  채당 솜을 트는 비용은 \30,000 이고, 100% 목화솜은 \10,000 /Kg 이라고 한다.

  

우선 3Kg을 더하여 두텁게 해달라고 했다.   작업공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내부구조였다. 

 

그때 어느 부부가 8채의 이불을 들고 들어왔다.  소문을 듣고 의정부에서 오셨다고 하신다. 

3채 세트를 하려고 한다.

속보(屬褓)를 뜯어내던 주인은 자주 있었던 상황인양 자연스럽게 말씀하신다.

"아이들이 쓰던 요는 합성섬유라 안되고, 양모는 물을 먹은 상태라 안되고, 나머지 중 2채는 목화솜겉에 합성섬유를

입힌 것이라 3채 세트를 하기에는 양이 많이 모자란다." 

손님부부는 아연실색하면서 "아이들이 쓰던 요는 백화점서 \300,000 넘게 주고 산 것인데 어지 그럴수가...?"

"가끔 생기는 일인데 값비싼 백화점물건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며, 속을 볼 수 없어 겉은 하얗게 보이기 위해 합성

성유를 많이 넣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있다" 라고 그 동안의 경험을 쏟아낸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솜을 수거해가는 사람들은 재하청을 주는 경우도 있어 단가도 비싸지만 이 솜 저 솜이

서로 섞일 경우가 많아 자신들은 그러지 않는다고 한다.

 

목화솜 중에서도 최상품은 처음 목화솜이 필 때 따낸 것이고, 담은 두번 째 따내는 것이고,

끝무렵에 따내는 목화솜이 있는데 나중에 딸 수록에 색이 짙다고 하신다.  

많은 때와 얼룩이 생긴 탓도 있지만 끝무렵에 따낸 솜이기에 거무틱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불보 뿐만 아니라 100% 면제품은 섬유제를 절대 사용치 말라하신다.

100% 면일 경우에는 정전기도 생기지 않고, 세탁후 그 촉감이 살아나며, 색상도 원래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섬유제를 사용할 경우 늘어지는 촉감으로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보(褓)가  2~3년 수명이 단축된다고 하신다.

 

아토피성 피부의 경우에는 명주솜 보다도, 100% 목화솜을 권하신다. 

목화솜은 땀 흡수가 좋고 식물성이기에 입으로 들어가도 배출이 되지만, 오리털등의 동물성 털은 체내에 쌓여

소화도 배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말해 무엇하랴 하신다.

 

이튿날 우린 딸아이의  침대 메트리스위에 목화솜요를 해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어릴 적 사용했던

요와 함께 안방의 요를 가지고 다시 솜을 틀러 갔다.

 

부모님댁의 눌려 딱딱해진 이불들이 생각난다.

오래되어 여름철 햇볕에 말리고 먼지만 털어주던 생각에 올 겨울이 지나기 전 이불 전체를 틀어주고 싶은 생각이다. 

 

 





 
    Tip) 방문시 미리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시면 편리할 듯 하다       

1 채당 솜트는 시간과 속보(屬褓)까지 마무리 하는 시간이 평균 60~70분 소요된다




  
아래 수도권 일대에 위치한 솜틀집들을 찾아보았다.
  
직접 경험한 곳은 아니지만 나름 그 지역에서는 신뢰받는 곳이라 한다.
  

금촌 솜틀집 : 경기 파주

  ▶ 내고향 솜틀집 : 서울 의정부

  ▶ 킹의정부 솜틀집 : 서울 의정부

  ▶ 노원 솜틀집 : 서울 노원 (02-938-3949)

  ▶ 부부 솜틀집 : 동대문구 장안1동

  ▶ 유림침구 솜틀집 : 서울 강동구 

  ▶ 보은 이불 : 경기 일산, 서울 강서

  ▶ 구로 솜틀집 : 서울 구로

  ▶ 인천누비 : 인천 동구

  ▶ 은율면업사 :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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