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자(富者)의 아름다운 동행
1991년, 빌 게이츠는 회사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가 빌 게이츠를 찾아와 간곡히 권유했다.
“워런 버핏과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가 참석하는 모임이 있는데,
꼭 나와 함께 가주었으면 좋겠구나.”
“워런 버핏이요? 구두쇠 영감이잖아요.
같이 있어봐야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딱딱한 금융이론이나 용어나 늘어놓을 게 뻔해요. 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여러 명사들이 참석하는 자리이니 분명 수확이 있을 거야.”
어머니의 설득에 빌 게이츠는 모임에 참석했다.
그런데 버핏과 게이트는 만나자마자 이내 서로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들은 모임에서 컴퓨터 회사 IBM의 장래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더 나아가 버핏은 게이츠에게 세계의 빈곤 문제를 심층 분석한 1990년대 초반의 세계은행 보고서를 읽어보도록 권했다.
이 보고서는 게이츠가 후진국에 대한 자선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버핏이 게이츠를 자선의 길로 인도한 셈이다.
이후 버핏과 게이츠는 사업상 동료이자 친한 친구로 지내왔다.
두 사람은 부의 세습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함께하는 등 닮은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빌 게이츠가 2년 뒤 현직에서 은퇴해 자선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발표에 이어 워런 버핏은 자기 재산의 85%인
374억 달러(약 36조 원)을 기부금으로 내겠다고 선언했다.
이 중 310억 달러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개의 자선사업 재단을 갖고 있는 버핏은 자신의 재단이 아닌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선택한 것이다.
워런 버핏은 “만일 당신이 재산을 축적했다면 아는 사람 중에 당신보다 이 재산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빌 게이츠와 같은 길을 선택했다.
부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고 있는 두 사람의 우정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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