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중 이혼한 녀석이 지인의 소개로 필리핀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필리핀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내서는 애까지 딸린 상황이라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다문화가정이 생소한 상황이 아닌지는 이미 오래다
인터넷을 통해 프로필을 주고 받은 터에 서로 맘에 끌려 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넷의 발달이 이젠 맞선의 형태까지 바꾸어 놓은 듯한 기분이다
내 경우 총각시절 부모님이 많은 맞선 자릴 준비해 주셨다
그런데도 당시에는 일찍 결혼한다는게 싫어서 복장을 캐쥬얼하게 입고 맞선 장소에 나가곤 했다
물론 많은 꾸지람을 각오하고 말이다
어느 날에는 매파되시는 분이 여성에게
"남자가 정장차림을 안하고 캐쥬얼 복장에 운동화를 신고 나오니 정장차림을 하지 말라" 고 했다
맞선 당일 이 여성 나시 차림에 반바지에다 슬리퍼 비슷한 구두를 신고 나왔다
헌데 우습게도 그 날은 어머니가 맞선장소까지 확인해야겠다시며 정장차림을 확인하시고 함께 갔었던 것이다
당시 중매를 서 주셨던 아주머니의 당황한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기억으로 남는다
맞선 얘길 하다보니 지금의 집사람과 만나기 전까지 몇 번의 선을 보았는지 그 수를 기억하지 못하겠다...
집사람은 소개팅은 몇 번 해 보았지만 맞선은 본 적이 없어 못내 손해 본 느낌이라고 하기도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선이지만 단 몇 번의 만남만으로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선택한다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성격이 안맞는다거나, 조건을 속였다는 이유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혼의 행태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신중을 기할 일임에도 마치 견적서를 주고 받은 후 견적서와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몇 차례의 대질조사 후
결혼하는 모습이 못내 아쉽다
그러한 내 모습과 일치하던 영화 한 편이 있었다
김희애, 문성근 주연의 '101번째 프로포즈'다
(노지마 신지의 원작 [F1339, 동명 인기 TV 드라마]을
리메이크한 작품, 2006년 SBS TV로도 리메이크 되었다 )
영섭(문성근)이 정원(김희애)에게서 멀어지는 장면에서...
(정확치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 세상에 당신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당신을 기억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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