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의 일인지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너무 오랜만의 봉사활동인지라 첫 만남의 설레임은 남달랐다
단순히 점심식사만을 대접하는 일인지라 생각하기에 따라 쉬울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은혜동산이란 곳은 장애우들이 거처하는 개인시설 요양소(?)다
처음엔 중증장애인들도 많아 매우 힘들었지만 일부가 국가가 지정해주는 요양소로 보내지고 시설도 현대화되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다우증후군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아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다우증후군 장애우들을 보면 젤 힘든 것이 나이를 가늠하는 것이다
이날도 어느 학생이(나중에 알았지만 학생같아 보이는 이 여성의 이름은 이미애였고 나이는 30대 중반이였다)
추운 날씨임에도 머리를 말리지 않고 다니기에 감기에 걸리니 머릴 말리라고 하자 선뜻 말려달라고 한다
처음으로 여성분들이 거처하는 방엘 들어서자 우선은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 보였다
한 어린이는(?) 침대에 누워 기동조차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였다
무릎에 머릴 누이고 말려주자 곁에 있던 아주머니도 말려달라고 한다
그 외 다른 분들은 곁에서 지켜보며 쉴 새 없이 말을 붙여오는데 일일이 답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 때 짱님(회장)이 들어서자 수인사를 하였다
'이 곳에선 어느 한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면 다른 사람들이 시기를 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귓속말을 건네신다
주방에선 참여한 많은 회원들이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도 꽤나 근사한 한 끼의 식사였다
귤, 요구르트, 셀러드, 케익, 소불고기, 부추전, 김치 등이 놓인 식판을 바라보니 군침이 돌았다
대략 3~40명의 식사라고 하기엔 양이 많아 보였는데 거기에도 나름의 세심함이 엿보였다
이 곳의 식사는 함께 기거하는 분들 중 몇 분이 담당하시는데 우리가 오는 날은 그 분들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양을
넉넉히 준비 해 놓아 남은 음식으로 저녁식사로 해결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생활유지비를 위해 많은 개를 기르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특이했다
우리의 식사시간에 찾아와 사랑의 하트를 날려주고 일을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다음에 또 오라는 말을 건네던
'이미애'란 여성이 적잖게 당혹감을 주었다
사실 기존의 봉사활동을 통해서 겪은 경험으로는 피봉사자들은 많은 사회인들의 방문을 달가와 하지 않았다
만나서는 모든 것을 줄듯이 마음으로 사랑하듯이 하던 사람들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도 모르게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다
그런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뒤에 오는 사람들은 더 많은 주의와 노력으로 대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만남에 마음이 통해서인지 아니면 다우증후군이란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지(후자의 경우라 생각함)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실제로 남자들의 방에선 어느 젊은이(박용진씨?)가 불편한 왼손으로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건네자
아주 분명한 발음으로 몇 년 전 수원에 있을 때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누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울산으로 시집을 가서 2년 넘도록 만나지 못하고 편지로만 소통한다는 것이다
사실 봉사자들의 입장에선 자신을 위한 봉사며, 자신의 만족을 위한 봉사지만서도 훗날 남게될 피봉사자들의
마음의 상처까지 생각하기엔 너무 먼 얘기다 모든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질 정도로 능력도 없지만 또 그렇게
할 수 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 처럼 행동하는 것 보다는 할 수 있는 작은 일에 성심을 다하는 것이
지금 입장에서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해 본다
반갑게 맞아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고 상황마다 세세하게 설명 주신 짱님 2병허니님, 고우니님 등께 감사드린다
오가는 동안 편하게 해 주신 '자갈'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카페를 알게 해 주신 '미소'님께도 감사드려요 ^L^
〔네이버 카페 '마음모여 사랑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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