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좋은생각' 12월호에 게재된 어느 독자의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의 이야기다
정말 따뜻한 부부애가 느껴지는 진솔한 편지란 생각에 옮겨 놓는다
"와! 도시락 예쁘다! 완전 감동했어. 고마워요!"
며칠 전 내 도시락을 보고 혀를 끌끌 차며 하나 사라고 말하던 당신.
한 달에 두어번 집에 오는 당신 눈에 안 띄도록 신경 써서 치워 놓았건만 결국 보았네요.
뚜껑이 일그러져서 제대로 닫히지 않는 도시락... .
그런데 정작 벼르기만 하고 사지 않는 나를 대신해 당신이 분홍색 보온 도시락을 사 주었죠.
그 나이에 무슨 도시락이냐고 핀잔을 줘도 안 먹히고, 귀찮으면 그만두겠지 싶어 내버려 두었다고 했지요.
그래도 끈질기게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는 나를 보다 못한 당신이, 한끼라도 따뜻하게 먹으라면 보온 도시락을 사 왔을 때
눈물이 왈칵 나왔어요.
너무 큰 도시락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안 듯 자그마한 크기에, 국도 담고 반찬도 세 가지나 담을 수 있는 도시락이었죠.
나는 낡은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일이 하나도 슬프지 않았는데 당신은 마치 당신 탓이라는 듯 싫어했어요.
하지만 당신, 알아요?
보온 도시락에 따끈한 밥을 퍼 담으면서 당신에게 늘 고맙다는 걸 말이에요.
반찬 없을 때는 점심 사 먹을게요.
회사에서 점심 먹고 혼자 설거지하는 모습이 초라하게 여겨질 때는 이틀쯤 안 싸 갈게요.
그러니 안쓰러워하지 말아요.
불혹을 넘긴 나와 내 나이를 훌쩍 넘은 당신이 오랜 세월 함께 살면서 터득한 게 많아요.
삶이 쉽지 않았지만 행복했다는 것,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함께하기 싫다던 내가 다음 생에도 당신이 내 반쪽이면 좋겠다고
고백하게 된 것..., 당신과 내가 참 많이 자람 결혼생활이었어요.
나의 멋진 자기, 영원히 사랑해요!
[김향원 님 / 경기도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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