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 8. 27 길상사에서 열린 하안거 해제법회에서 법정스님이 법문을 설파하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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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에 있어서 국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을 가리켜 흔히 거목(巨木)이라고 한다
그 거목이 쓰러짐에 그 크기 만큼의 뿌리가 뽑히며 지축이 흔들리고 땅에 닿는 울림은 온 국민의 마음을 울리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어제 우리는 또 하나의 거목을 잃었다
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은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 등 여러 권의 산문집과 법문을 통해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깨달음을 전하는 주옥같은 말을 남겼다.
특히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라는 말은 스님이 설파하던 '무소유'의 정신을 압축한다.
1997년 길상사 창건 당시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합니다"로 시작하는 창건 법문도 이러한 무소유 정신과 맞물려 널리 회자됐다.
그런가 하면 말년인 지난 2008년 낸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마지막 모습까지 귀감이 되기도 했다. [FROM : 연합뉴스]
[ 법정스님의 주요 어록]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무소유' 중)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산방한담' 중)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중)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버리고 떠나기' 중)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중)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산에는 꽃이 피네' 중)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중)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오두막 편지' 중)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이때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은 어떤 절이나 교회를 물을 것 없이 신앙인의 분수를 망각한 채 호사스럽게 치장하고 흥청거리는 것이 이 시대의 유행처럼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병들기 쉽지만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이루게 하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합니다. 이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면서 맑고 향기로운 도량이 되었으면 합니다. 불자들만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없이 드나들면서 마음의 평안과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있으면 합니다.(1997년12월14일 길상사 창건 법문 중)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아름다운 마무리' 중)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아름다운 마무리' 중)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지려면 어떤 것도 필요도 함 없이 그것을 가져야 한다. 버렸더라도 버렸다는 관념에서조차 벗어나라. 선한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일에 묶여있지 말라.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 그렇게 지나가라. ('일기일회' 중)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중에서 언급된 책들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인간과 땅의 아름다움에 바침 .............................................. 장 피에르와 라셀 카르티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모든 사람이 우리처럼 행복하지 않다는 건가요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
포기하는 즐거움을 누리라 .................................................................................... 이반 일리히 『성장을 멈춰라』
모든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행복 ........................................................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자신과 나무와 신을 만나게 해 준 고독 ...................................................................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한 걸음씩 천천히 소박하게 꿀을 모으듯 .................................................................. 사티쉬 쿠마르 『끝없는 여정』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 ..................................................................................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나무늘보에게서 배워야 할 몇 가지 것들 .....................................................................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기억하라, 이 세상에 있는 신성한 것들을 ......................................................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신은 인간을 가꾸고, 인간은 농장을 가꾼다 .................................................... 핀드혼 공동체 『핀드혼 농장 이야기』
모든 사람은 베풀 것을 가지고 있다 .................................................................................. 칼린디 『비노바 바베』
이대로 더 바랄 것이 없는 삶 ....................................................................... 야마오 산세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
나는 걷고 싶다 ..................................................................................................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
아프더라도 한데 어울려서 .................................................................................. 윤구병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신에게로 가는 길 춤추며 가라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한쪽의 여유는 다른 한쪽의 궁핍을 채울 수 없는가 ...................................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마른 강에 그물을 던지지 마라 .................................................... 장 프랑수아 르벨·마티유 리카르 『승려와 철학자』
당신은 내일로부터 몇 킬로미터인가? ....................................................... 이레이그루크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 후쿠오카 마사노부 『짚 한 오라기의 혁명』
큰의사 노먼 베쑨 ................................................................................. 테드 알렌·시드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풀 한 포기, 나락 한 알, 돌멩이 한 개의 우주 .......................................................... 장일순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삶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 아베 피에르 『단순한 기쁨』
두 발에 자연을 담아, 침묵 속에 인간을 담아 ........................................ 존 프란시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가을매의 눈으로 살아가라 ..........................................................................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생명의 문을 여는 열쇠, 식물의 비밀 ............................................. 피터 톰킨스·크리스토퍼 버드 『식물의 정신세계』
우리 두 사람이 함께 ...................................................................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축복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기도』
인간의 얼굴을 가진 경제 ............................................................................... E.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바람과 모래와 별 그리고 인간 ...................................................................................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나무는 자연이 쓰는 시 ............................................................................... 조안 말루프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용서는 가장 큰 수행 .............................................................................................. 달라이 라마·빅터 챈 『용서』
테제베와 단봉낙타 ........................................................................................... 무사 앗사리드 『사막별 여행자』
꽃에게서 들으라 ....................................................................... 김태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 가지』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우리에게 주어진 이 행성은 유한하다 ......................................................................... 개릿 하딘 『공유지의 비극』
세상을 등져 세상을 사랑하다 ...................................................................................... 허균 『숨어 사는 즐거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 ................................................................................ 디완 챤드 아히르 『암베드카르』
바깥의 가난보다 안의 빈곤을 경계하라 ................................................................ 엠마뉘엘 수녀 『풍요로운 가난』
내 안에 잠든 부처를 깨우라 ............................................................................... 와타나베 쇼코 『불타 석가모니』
자연으로 일구어 낸 상상력의 토피아 ....................................................................... 앨런 와이즈먼 『가비오따쓰』
작은 행성을 위한 식사법 ......................................................................................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결론을 내렸다, 나를 지배하는 열정에 따라 살기로 .......................................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성장이 멈췄다, 우리 모두 춤을 추자 .................................................................................. 격월간지 『녹색평론』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것은 바로 당신과 나 ....................................................................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내 안의 ‘인류’로부터의 자유 ...................................... 에크하르트 톨레 『NOW―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어디를 펼쳐도 열정이 넘치는 책 ........................................................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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