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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인생은 아름다울 지 모르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by 뚜시꿍야 2010. 5. 24.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두고 너무 진부하고 천편일률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옷만 보고도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옷이구나 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독보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에게도 항상 안티적인 반응은 있기 마련인가보다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씬의 대사 몇 마디를 듣다보면 이건 작가가 김수현씨구나 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아본다 

나 역시 김선생의 작품을 즐겨보는 편이다 

그녀의 작품을 볼 적마다 가족의 사랑함에 흠뻑 빠져 따뜻한 마음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은 아름다워' 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동성애란 예민한 부분을 다룬다

그 옛날 문둥병을 천벌이라 여겼다면 오늘 날엔 동성애자를 천벌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예민한 소재이기에 자칫 시청자들로 하여금 역겨움을 느끼게 할 수 도 있기에 불안해 보였다 

나 또한 두 남자의 애정행각에 대해 거부감과 함께 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예전 작품만큼의 몰입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엊저녁 아들 태섭의 커밍아웃을 보면서 또 한 번 가족의 사랑에 대한 김수현 작가만의 표현의 힘을 느꼈다

사람들이 이 드라마의 포커스를 동성애에 맞추면서 많은 말들이 있는것 같지만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여주기위해 좀 더 사실적이고 노골적이여야만 했을 것이다

 

여동생 남규리는 집을 뛰쳐나간 오빠에게 문자를 보낸다

"오빠, 나 혼자만 알고 있을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나만 아무 말하지 않으면 되잖아  지금 어디야? 걱정돼"

 

어머니는 남편에게 아들의 커밍아웃 사실을 말하며

"그건 병도 아니고, 취향도 아니고 그렇게 타고난 것이야  너무 혼내지 마 

때리면 맞고 죽으라면 죽겠데  그 동안 혼자서 수없이 죽을 생각을 해왔데" 

 

아버지는 아들의 울음에

"내가 오만했었어. 내 문제는 아닌줄 알았다. 미안하다. 태섭아. 근데 안되는 거지?" 하며 눈물을 흘린다

 

옆에 누워 함께 보던 아내의 훌쩍임 소리에 휴지 한 장을 건네자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닦는다

나 역시 눈물을 흘렸지만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 훌쩍이진 않았다

다행히도 눈물이 반대쪽 눈에서만 뺨을 타고 흘러 자세를 고쳐잡는 척하면서 몰래 닦아냈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윤다훈의 막말 "저런 머저리같은 자식.." 에 이은 김삼중의 "이 자식이... "하면서 주먹을 날린다

마치 내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였다

 

오래 전 보았더 영화 '필라델피아'가 생각난다

포커스는 AIDS에 맞춰졌지만 그 이야길 풀어가면서 동성애를 다뤘다

그 때는 영화관에서  꺼억~꺼억~ 소리내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에 대한 측은지심도 있었지만 음성나환자의 자녀들이 버림받은 아이들로 자라는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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