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등정 일정이 잡혀 무척이나 기대했던 스케쥴
20대 후반 전국여행 중에 들렀던 곳 20년 넘어 다시 찾는다는 설레임에 잔뜩 흥분 모드다 ^L^
다만 금~일 무박 3일 배편으로의 여정이라 3일을 빼기엔 작업할 작품의 폭주로 시간이 안 맞아
토요일 첫 비행기로 제주에서 합류해 배편으로 귀경하는 무박 2일 일정으로 나름 조정했다
일단 김포공항행 리무진 첫 차의 시간을 확인하니 4시 55분
3시 부터 일어나 여유있게 짐을 꾸리고 일행의 해장을 위해 홍삼과 꿀을 탄 음료를 젤 큰 보온병에 챙기고 일찍 나섰다
리무진은 제 시간에 맞춰 출발했는데 코스가 영 이상타 ??
이전엔 외부순환로 정릉 입구로 진입해 바로 김포공항으로 가던 버스가 고려대를 지나 경동시장을 거쳐 응봉역을 향한다
비행기 시간이 6시 30분이라 1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응봉역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5시 40분
리무진 버스의 직원이 티켓팅을 하느라 10여분을 소요했다
다급한 난 기사분에게 김포공항 까지의 소요시간을 물으니 대략 40여분은 걸린단다 허거걱~
이제와 택시를 잡을 여유도 없고... 이를 어쩐담 ㅠㅠ
다행히도 새벽 시간 대라 차가 안 막혀 잘 간다 싶었는데 가양대교 부근에서 차가 정체
앞에서 택시와 트럭이 추돌한 상황으로 또 다시 지체... 갈수록 태산이네 ^^;;
그래도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5시 15분 아직 15분이 남았다
버스가 반대 차선에 내려주는 바람에 무단횡단을 하고 제주항공 데스크로 갔더니 줄을 서야하는 상황
앞사람에게 사정을 말하고 바로 티켓팅 2층으로 뛴다
다시 수하물 신고 없이 확인 후 5분 전까지 게이트에 도착해야 한단다
검색대 앞에서야 비로소 맥가이버 나이프가 생각나 바로 꺼내 신고하고 베낭을 검색대에 밀어넣었다
점퍼를 벗고있는데 혹시 베낭에 파스가 있냐고 묻기에 그렇다 답했더니 보여달란다... 쓰벌 지금 시간도 없구먼 ^^;;
그 중 비행기 시간을 확인한 대장인 듯한 검색대원이 그냥 보내라는 눈짓에 나이프는 수하물로 부쳐야 한다면서
나를 수하물 신고대로 끌고 간다
에고고... 정말 미치겄네 이제 2~3분 남았는데 잠시나마 나이프를 포기할까 말까 무척 고민함 ^^;;
천신만고 끝에 게이트에 정각 5분 전에 도착 셔틀버스를 무사히 타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정말 시작부터 장난이 아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제주항으로 택시로 이동 중 다른 일행 한 분이 비행기로 도착했다는 총대장의 전화를 받고
천리향이란 닉의 일행을 만나 가볍게 아침 식사를 했다
(천리향님도 나와 비슷한 검색대에서의 사건으로 과도를 포기했다 하신다 ㅎㅎ)
헌데 더 큰 문제는 중간에 파도가 심해 배가 속도를 줄임으로 인해서 1시간 여 연착한단다
'성판악'에 최소 9시 이전에는 도착해야 12시 까지 진달래 대피소를 통과할 테고 백록담 근처에라도 갈 텐데
8시 30분 도착 예정인 배가 9시 20분에 도착하고 인원점검 후 출발하니 이미 10시에 가깝다
더구나 성판악 진입로는 승용차가 좌우 도로를 점령한 탓에 버스가 쉽사리 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내려서 성판악입구까지 걸어야 했다 시각은 이미 10시 30분
흠... 이번엔 축지법을 쓴다해도 도저히 못 올라가겠군 헐~
그래도 총대장과 아마란스님이 바쁜 걸음으로 치고달린다
놓치지 않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내며 뒤를 쫒았다
2Km로 쯤 갔을 때 선두의 모습을 놓치고 시계를 보니 총대장도 도저히 불가한 시간이란 생각에 속도를 늦추자 연이어
진가대장 부부가 추월한다 그래도 갈 때까지 가겠단 생각인가 보다
'속밭대피소'에서 후미를 기다려 점심이나 해야겠다 싶었는데 미라쥬 엉아가 노구에도 끝까정 가겠다 하시며 추월하신다
'어쩔까? 계속 갈까 말까? 후미를 기다려 점심이나 먹을까?'
모르겠다 나도 함 갈 때까지 가보잔 생각으로 다시 출발하고 10여분 후에 진가대장님의 모두 포기하고 '사라오름'으로 방향을
튼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와 후미의 중간에 섰던 햇빛님께도 알려줘야겠기에 기다렸다가 목적지를 전하고 다시 출발
사라오름에서 식사 준비 중인 일행을 만났고 10여분 뒤에 햇빛님과 조카가 모습을 보였다
근 6.5Km의 편도 코스를 2시간 만에 주파했더니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무거운 보온병에 짐들로 베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러 무척 아팠지만 나름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 제주행 '오하마나' 유람선 선상에서의 불꽃놀이
▼ '사라오름' 에서의 점심 (즉석 발열 도시락이 제법 먹을만 함...)
▼ 하산길에 한라산 속살을 바라보던 중 삭풍을 견뎌내는 생명들과 마주했다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아마란스님의 아이젠에 허벅지를 밟혀 비명을 지르는 중... ㅎ
▼ 용두암에 이런 풍광이 있는 줄은 몰랐네
▼ '오하마나' 유람선에서의 기념사진이 없어 열심히 셀카 놀이 중
하산이 빨라진 덕에 기념품점에 들러 쵸코릿 등 몇가지를 챙기고 횟집에 들러 또 한 잔...
항만 면세점에 들러 또 몇가지를 챙기고... 이쯤되면 여행이나 다름 없네 ㅎㅎ
선상에서의 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배정된 호실 C8에 (발음이 좀 거시기허네)짐을 풀고 샤워를 했더니 한결 가벼워진 몸에 온달 엉아가 카페라떼를 한 잔 사주셔서
기분은 한층 업그레이드... 선실에 왔더니 이미 회를 안주 삼아 한 상 거나하게 차려졌다
몇 차인지 셈도 안 되는 가운데 미라쥬 엉아, 온달 엉아, 송이버섯님 등과 노래방은 예약이 안 되는 상황인지라 라이브 카페로 이동
손님은 이미 만석에 분위기는 강남의 클럽 못지 않았지만 음악의 장르와 희끗희끗한 머리색만 다를 뿐이었다 ㅋㅋ
필리핀 여자의 보컬이 밴드와 함께 가요와 팝송을 부르지만 직접 불러보는 맛에 비하면 감흥이 없어 매니저와 대거리를 했다
손님들에게도 노래할 기회를 달라고... ㅎ
어쩔수 없이 미라쥬 엉아의 생목으로 불러제끼는 노래에 맞춰 모두가 일어서 열창과 주거니 받거니 건배를 했다
뭘 위해 건배를 했는지 기억은 없지만 모두가 순간의 즐거움과 안녕을 '위하여' 했으리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꾼동아리와의 한라산 등반
짧은 필설로 다 옮기기엔 한계를 느끼며 그때의 감흥만큼은 기억력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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