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든 10가지 원인

 

 

 

 

아래 내용은 위징이 당태종에게 당나라를 창업하던 당시와 같은 검약을 지속하지 못하고 사치와 나태의 풍조가 나타나자, 이에 대해 간언한 내용이다. 이 글에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든 10가지 원인으로 위징이 생각한 '국가 수성(守成)'의 어려움이 잘 나타나 있다. 당태종은 위징의 글을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고치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자신이 지향해야 할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

위징은 황제인 태종의 잘못과 실정을 서슴지 않고 지적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이때마다 태종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잘못과 실책을 바로 잡았다. 위징이 황제의 권력에 굴종하거나 아부하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간언하는 '신하의 모범'을 보여주었다면, 태종은 황제의 권력을 제멋대로 사용하지 않고 신하의 간언과 충언을 귀담아 듣고 자신의 잘못과 실정이 드러날 경우 서슴없이 바로잡는 '황제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이 글은 위징의 '수성(守成) 철학과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명문장으로, 동아시아의 권력자들이 두고두고 가슴에 새겼던 글이다.

 

그중 아홉 번째의 글귀는 한 무리의 장(長)이라면 반드시 새겨볼 일인 듯하다

 

 

아홉 번째, 『예기(禮記)』 「곡례(曲禮)」편에 "오만한 마음을 길러서는 안 되며, 욕심을 제멋대로 부려서는 안 되며, 즐거움을 극도에 이르도록 누려서는 안 되며, 원하는 것을 끝까지 만족시키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네 가지는 옛날의 제왕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에 널리 사리에 통달한 현명한 사람이라면, 깊이 경계했던 일들입니다.

정관(貞觀) 초년에는 폐하께서 부지런히 노력하여 게으르지 않고, 자신의 생각보다 남의 의견에 따르고,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갖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간 뽐내면서 거리낌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십니다. 공업(功業)의 위대함을 과시해 앞 시대의 제왕을 경멸하고, 자신의 뛰어난 현명함을 자부한 나머지 당대의 현자(賢者)들을 업신여기십니다. 이것은 오만한 마음이 자란 것입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뜻하신 대로 해치우십니다. 설사 일시적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신하들의 간언(諫言)에 따르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은 마음에 품은 일을 잊지 않으십니다. 이것은 욕망이 무제한으로 자란 까닭입니다.

즐겁게 노는 일에 열중하여, 아무리 놀아도 싫증을 내시거나 권태를 느끼지 않으십니다. 비록 지금 상황이 정사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으며 다스리는 도리에 전력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은 즐거움만을 찾는 행동입니다. 나라 안 구석구석이 평안하고, 사방의 이민족도 진심으로 복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를 힘들게 하면서 멀고 먼 변방 끝 이민족의 무례함을 꾸짖는다는 핑계로 토벌하고자 하십니다.

폐하의 가까이에서 지내는 자는 폐하의 뜻에 아부하느라 자신의 의견은 아뢰려 하지 않고, 폐하와 멀리 있는 자는 폐하의 위엄이 두려워 감히 간언(諫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쌓이고 쌓이면, 뛰어난 폐하의 덕망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게 될 아홉 번째 이유입니다.

 

더불어 "알기는 어렵지 않으나 실천하기 어렵고, 실천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끝내기가 어렵다"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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