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법 제1조 1항 / 신과 함께

 

 

 

 

 

주말 내내 비가 내려 바깥 출입을 할 수 없어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았다

먼저 개봉 후 보려했으나 예매도 쉽지 않고 시간이 맞질 않아 극장서 되돌아와야만 했던 영화 '신과 함께'를 찾았다

언젠가는 꼭 보겠지 하는 마음에 시높이나 스포일러를 일부러 보지 않았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코멘트로 시작한다

사람이 죽어 망자(亡者)가 되면 저승에서 49일에 걸쳐 일곱 번의 재판을 받게된다

저승의 일곱시왕은 거짓, 나태, 불의, 배신, 폭력, 살인, 천륜을 심판하며

모든 재판을 통과한 자만이 환생한다

-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 -

 

* 살인 - 독사지옥 (변성대왕 역, 정해균)
나태 - 화탕지옥 (초강대왕 역, 김해숙)
거짓 - 거해지옥 (태산대왕 역, 김수안)
불의 - 검수지옥 (오관대왕 역, 이경영)
배신 - 한빙지옥 (송제대왕 역, 김하늘)
폭력 - 도산지옥 (진광대왕 역, 장광)
천륜 - 발설지옥 (염라대왕 역, 이정재)

 

차태현이 불길 속에서 아이를 구하다 떨어져 죽는 장면서 영화 식스 센스가 먼저 떠오른다

이후 하정우와 김향기가 나타나는 모습에서 이들은 저승사자일 테고...

헌데 반전은 보통 이런 상황서 본인은 난 안 죽었다! 내가 왜 죽냐? 고래고래 소릴 질러야 하는데

자신의 죽음을 순순히 인정한다?

흠... 뭐냐, 이건?

 

이승과 저승 사이에 연옥(煉獄)이 있다고 카톨릭에선 말한다

천당으로 가기엔 뭔가 부족하고, 지옥으로 가기엔 좀 아까운 망자들이 머무는 곳?

하지만 영화에서 차태현은 의(義)로운 죽음이라 귀인으로 분류가 되고 진정 망자의 삶에 칠거지악(?)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환생할 자격이 되는지를 판단키 위한 일곱 번의 재판을 받으러 가는 과정을 그린다

 

참으로 기획이나 시높은 상상 속의 저승을 보여주는 것으로 참신하다 못해 자못 궁금증을 일으키기엔 좋은 소재라 생각한다

헌데 영화 중반에 이르자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겠다 싶지만서도 이미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라 의아하기도 하다

CG나 MoCap을 통한 스펙타클한 지옥의 모습이나 중간중간 보이는 액션은 이전의 우리나라 영화와는 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정말 메이저 영화사의 그것과 질적인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거쳐야 하는 재판이 이미 정해진 결과에 꿰맞춰 가는 코믹한 과정은 긴장감은 1도 없이 좀 지루했다 

등장하는 지옥의 대왕들이 여느 작품의 주연급이고 조연들 또한 나름 눈에 익은 배우들이라 제작자 혹은 감독의 파워(?)를 느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실상 배우들의 연기보다는 화려한 CG만이 기억에 남는다

최근 헐리우드의 슈퍼히어로를 만들어내는 마블 시리즈처럼 정서적인 공감대를 이뤄내기엔 뭔가 부족해 보였다

 

모든 종교에선 사후세계를 언급하고 천국행이냐 지옥행이냐는 이승에서의 삶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하정우와 이정재의 대사처럼 왜 모든 망자는 살아서도 못 한 일을 죽어서 하려는 걸까...?

사후 천국행 티켓을 위해 그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고 신을 믿지만 그 종교로 말미암아 전쟁까지 일어나는 이승의 세계다 

환생의 여부를 최종 판결하는 염라대왕의 대사가 아마도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는 아닐지 싶었다

 

저승법 제1조 1항에 의거

이승의 인간이 이미 진심으로 용서받은 죄는

저승은 더이상 상관하지 않는다

 

얼나로만 기억되는 김향기에게선 어릴적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차도남의 모습만 봐왔던 주지훈의 모습에서 허당끼 많은 캐릭터도 제법 잘 어울린다 싶었다

엔딩에 김민종과 마동석이 등장하는 걸로 봐서 후편까지 염두에 두고 제작한 듯...

 

후편도 이와 같다면 개인적으로는 글쎄...?

하지만 이 영화의 1등 공신은 작가도, 감독도, 연기자도 아니다

CG나 MoCap 등의 후반부 작업에 참여한 모든 스탭이 1등 공신이지 싶다

엔딩 크레딧을 보니 국내의 제작진만이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여러나라의 기술진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관 글 / 지옥

http://blog.daum.net/panwater/4516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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