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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거제도, 외도, 해금강

by 뚜시꿍야 2008. 6. 9.




외도 보타니아



겨울의 한복판, 거제로의 여행은 계절의 낭만을 쏠쏠하게 전해 준다.

인적 드문 몽돌해변에서의 산책, 눈앞에 하염없이 펼쳐지는 섬들과 수평선

한려수도를 오가는 배를 바라보며 음미하는 차 한잔의 그윽함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유람선을 타고 나서면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과 겨울에도 초록빛을 자랑하는 외도가

거제 여행의 방점을 찍듯 수려한 풍광을 물길 굽이마다에 풀어놓는다.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을 향해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겨울 해풍의 차가움이 만만치 않을 텐데도 승객들은 실내의 편안한 좌석을 비워 두고 갑판으로 몰려 나간다.

파랗다 못해 멍이 든 듯 시퍼런 해수면 위로 유람선은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며 나아가고

멀리서 아련하게 지워질 듯 다가오는 한려수도의 풍경을 눈에 담기에는 창문 하나도 거추장스러웠다. 

배가 속도를 올리자 안내원이 마이크를 잡고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는다.

유명한 나이트클럽 디제이의 뺨을 올릴 만큼 거침없는 이야기 솜씨가 일품이다.

이야기의 끄트머리 즈음에는 음담패설이 섞여들기 마련이지만 그리 듣기 싫지만은 않다.

구조라선착장에서 해금강까지는 약 20분 정도, 안내원은 이야기 거리가 떨어졌는지 트로트 메들리로 흥을 돋운다. 

해금강의 본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거제도의 남동쪽 끝자락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이 있는데

이곳 마을 이름이 갈곶리이고,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치 거대한 산맥이 해수면 아래로 뻗어나갈 것처럼 해금강의 봉우리가 우뚝하기 때문이다. 

해금강이 다가오자 배는 속도를 늦추고 안내원의 말소리는 빨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자바위다.

이 바위는 해금강의 북쪽 일부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그 옆모습이 본섬을 우러르고 있는 사자의 얼굴과도 같은 형상이다.

특히 유명한 것이 사자바위와 해금강 본섬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일출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뒤로한 사자바위는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바다 속에서 거뭇하게 솟아올라와 있고,

머리 부분에 난 나무와 풀들은 꼭 사자의 갈기인 것처럼만 보여 금방이라도 포효할 것 같다. 

해금강 본섬은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보이지만 크게 4개의 섬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리하여 보기만 해도 아찔한 십자동굴을 만들어낸다. 4개의 물길이 있지만 배가 드나들 수 있는 것은 북, 동, 남쪽이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흔들리는 유람선이 과연 동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베테랑 택시 운전사의 솜씨를 보듯 배는 전진과 후진을 거듭하며 십자형 물길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가 유연하게 빠져나온다.

뱃전과 절벽 아랫자락을 파도가 철썩일 때마다 승객들은 괴성을 내지르지만 어느새 배는 동굴을 빠져나와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유람선은 해금강을 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다.

말을 타고 장가가는 모습의 신랑바위, 뾰족하게 솟아오른 촛대바위, 다소곳한 색시바위,

여성의 엉덩이를 연상시킨다 해서 붙여졌다는 처갓집동굴 등 안내원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무심하게 떠 있던 바위들은 제 나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여행객들에게 말을 걸어 온다. 

유람선 이용 방법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건너 14번 국도를 타고 섬을 가로지르면 거제시의 동남쪽 해안가에 이른다.

이곳 해안가에는 장승포, 와현, 구조라, 학동, 해금강, 도장포 등의 선착장에서 해금강과 외도를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다.

시기와 날씨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용 요금은 구조라선착장의 경우 외도와 해금강을 함께 돌아보는 코스가 대인 1만5,000원, 소인 8,000원이다.

국립공원 입장료(어른 1,600원, 청소년·학생·군경 600원, 어린이 300원)도 승선시 함께 지불해야 한다.

총 이용 시간은 약 2시간30분. 055-681-1188



 


유람선은 해금강을 뒤로하고 외도를 바라보며 다시 속도를 올린다. 외도 보타니아는 이제 거제도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곳이다. 선인장, 병솔, 코코아야자, 가자니아, 선샤인 등 3,000여 종의 수목이 섬의 지세와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해상공원을 연출한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이 바로 이곳 외도에서 촬영돼 해외 관광객들까지 불러들이고 있어 명실상부한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해금강에서 약 15분쯤 달려왔을까, 한겨울인데도 유난스레 푸른빛을 띤 섬 하나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섬 전체의 수목 가운데 90%가 상록수로 조성돼 있는 만큼 외도는 사시사철 초록빛을 잃지 않는다. 꽃 또한 끊임이 없다. 4만5,000평에 이르는 부지를 뒤덮고 있는 동백나무가 한겨울에도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외도를 둘러보다 보면 흔하게 마주치는 것이 동백꽃이다. 동백은 제 임무를 마치고 나면 다른 꽃들처럼 꽃잎이 지는 것이 아니라 붉디붉은 꽃 전체가 뚝 떨어져 내려 왠지 섬뜩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배에서 내려 정문을 지나면서부터 외도에서의 산책은 시작된다.

잘 가꾸어진 나무들과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조금씩 섬의 정상 부분으로 올라가도록 코스가 구성돼 있다.

새하얀 회벽으로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건물들과 넘실거리는 바다 저편으로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내는 남해의 섬들,

그리고 공원을 은은하게 감도는 음악은 우리들의 일상을 우리가 떠나온 거리보다 더 먼 곳으로 실어간다. 

약 10분 정도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외도의 상징이랄 수 있는 비너스가든을 만나게 된다.

버킹검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했다는 이곳에는 평평한 대지 위에 새하얀 비너스 상들이 곳곳에 서 있고,

정원수처럼 가지런하게 다듬어진 수목들이 정연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비너스가든 뒤에 자리한 리스하우스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장소로 비너스가든과 함께 포토존으로 제격이다. 

리스하우스를 뒤로하고 대나무숲을 지나면 시원스레 전망이 펼쳐진다.

이곳 제1전망대에서는 수천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동백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외도 동섬을 바라볼 수 있고,

날씨만 허락한다면 대마도까지 내다보인다.

전망대 뒤로는 파라다이스라운지가 자리하고 있어 향기로운 차 한잔을 즐기며 남해의 아련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내려오는 길에는 찻집과 쇼핑몰을 겸하고 있는 오티스룸이 자리하고 있다.

착장과 함께 해금강 등이 바라다보여 파라다이스라운지와는 또 다른 전망을 펼쳐놓으며,

외도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를 이용해 수공으로 소량 제작한 바디클렌저와 비누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이용 방법 입장료는 외도 선착장에 있는 정문에서 유람선 승선비와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성인 5,000원, 청소년·군경 4,000원, 어린이 2,500원.

외도는 전 지역에서 음주가무가 금지돼 있으며, 파노라마라운지와 선착장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총 관람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거제시 고현리에 자리한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비참했던 포로수용소의 전말을 당시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곳이다.

실물 크기에 가까운 인형들로 수용소의 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디오라마관에서는 포로들의 절절한 눈빛까지 그대로 표현한 듯해

섬뜩한 느낌마저 들며, 당시 각국의 통치자와 사령관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탱크전시관을 비롯해 포로설득관, 포로생포관 등

역사교육의 마당들이 펼쳐진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모티브로 한 영화 <흑수선>의 촬영 현장으로도 사용됐던 포로막사도 자리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요금은 어른 3,000원, 청소년·군경 2,000원, 어린이 1,000원. 055-639-8125

★옥포대첩기념공원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옥포만을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공원 안에는 역동적인 이순신 장군상이 위용을 뽐내고, 옥포대첩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옥포대첩기념관도 자리하고 있다.

공원 내에 있는 기념탑과 옥포루에 오르면 옥포만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당시 충무공의 승리를 상기해 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요금은 어른 1,000원, 청소년·군경 600원, 어린이 400원. 055-639-8129

★청마생가

산방산의 아랫자락에 자리한 둔덕면은 한국문학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청마 유치환 선생의 고향이다.

둔덕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청마 선생의 시 ‘둔덕골’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으며,

그의 생가를 복원해 놓아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기리고 있다. 055-639-3252

 


 



1. 거제대교를 건너자 마자 우회전길로 들어서면 농촌풍경을 즐기며 몽돌포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다

    ⇒ 좌회전 길은 조선소 및 많은 건물들로 여느 도시와 같은 풍경이다 (차도 많이 밀린다)

2. 외도를 가기 위해선 1시간, 2시간 코스의 유람선이 있는데 아이들 배멀미에 대비를 해야 한다

3. 외도 관광을 위해선 미리 식사를 든든히 하거나 쓰레기 없는 도시락(샌드위치 등)이나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외도는 음식물 반입이 안되고 휴게실이 한 곳 있기는 하지만 커피와 샌드위치 뿐이다

4. 거제도를 나올 경우 페리호를 타고 부산항으로 돌아오는 길도 시간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좋을 듯 하다

5. 몽돌포 근처의 주차장은 여름철 캠핑장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6. 해물된장찌개는 꼭 먹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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