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함 가보고 싶었던 대만여행
사실 대만에 대해 각별했던 건 아니지만 3천 미터 이상의 고산이 200개가 넘는다는 정보를 알고부터지 싶다
대체 조그마한 섬나라임에도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상상으로 그려보기만 했다
태생부터 수많은 원시부족으로 이뤄졌고 그로 인해 개발이 뒤처졌던 대만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제의 지배를 받으면서 많은 사회망이 갖춰지고 기간산업이 이뤄져
우리와는 다른 눈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대만...
그런 연유로 유독 일본에 친화적이기에 일본을 우습게 보고 적대시하는 한국을 오히려 대만은 꼴시럽게 바라본다는...
가보겠다 맘 먹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여행은 하세월이라는 지론을 가진 나로서는 내친김에 실행할 수밖에
일단 숙소를 정하고 예약 가능한 일정대로 비행기와 모든 일정을 계획했다
헌데 우기도 아닌 이때 연일 비라니...
근 20년 만의 여행을 주목적으로 해외 나들이는 처음
인천공항도, 와이파이도시락도, 검색도 금지 물품부터... 모든 게 낯설다
결국 생수와 소주를 빼앗겼다
액체는 100ml 이하의 용기만 가능하다고 하면서 소주를 버리고 플라스크만 준다고 하길래
그럼 100ml만 남기고 달라고 했더니 용기 자체의 제한으로 다 버려야 한다고 한다 ㅠㅠ
대만에서의 입국심사는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대기자도 많았지만 비자인증 도장 하나 박는 데 자그마치 1시간이 넘게 걸렸다 ㅠㅠ
밖은 비가 내리고 기다림에 지쳐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진이 빠진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끽연가인 내게 중국 못지않게 흡연에 관해서는 참으로 관대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탭 중 여행객을 위한 스탭이 있어 원하는 일정을 짜준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픽업하러 마중을 나왔다
숙소에 도착해 숙지할 내용과 함께 오늘의 일정을 알려는데 개중 두어 곳만 참작하기로 하고
내 맘대로... 발길 닿는대로 다니리라 속으로 마음먹었다
지근거리라 택시를 이용해도 좋다고는 하는데 불편하더라도 지하철을 이용해 대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고 싶었다
행천궁(行天宮)은 관우 장군을 모시는 도교사원으로
많은 현지인들이 찾아 매일 기도를 올리고 복을 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관우(운장) 장군을 신격화 해 모시는 토속신앙이 있는 걸로 안다
거리를 거닐다 보니 촘촘한 건물 사이의 골목길은 마치 홍콩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삼각김밥과 삶은 훈제달걀, 머핀의 기내식을 받았지만
아침을 먹은 터라 생각이 없고 어차피 가지고 나갈 수도 없기에 되돌려 주었다
행상하시는 할머니의 잡채(?)와 약식(?)을 보니 입맛이 조금 땡겼으나
내가 아는 유일한 '우육탕면'을 먹어보기 위해 참았다
많은 분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이분들이 찾아오는 시민들의 소원을 듣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도들의 꿈이나 소망을 귀담아 듣고 기도를 올리거나 꿈풀이를 해준다고 한다
모든 기둥의 조각이 무척 섬세하고 웅장하다
국부기념관
이곳을 둘러보고 101타워 내부는 그닥 관심이 없고
샹산(象山)으로 가서 도심의 전경을 보고 싶었으나
사진처럼 비와 운무로 가시거리가 빈약해 머무는 동안 맑은 날씨에 찾기로 했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아닌 목재를 이용한 건물로
천장을 보니 꽤 특이한 모양을 보인다
중국어를 못 하지만 기억에도 없는 고문진보까지 배웠다는...
우리가 배운 한자가 중국 본토보다는 대만식의 한자로 알고 있다
가끔 중국 출장 때 수기로 대화를 했던 기억도...
사상산생신앙 신앙산생역량
사상은 믿음을 만들고 믿음은 힘을 만든다...
뭐 이런 의미인 듯
본토에서 쫒겨 와 미개한 대만 본토의 원주미들과의 융화를 위해
나름 신문물과 함께 계몽을 주도한 덕에 대만의 국부로 여겨지는 모양이다
종일 내리는 비로 거리가 축축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영하도 아닌 영상 10도에 동사자가 생겼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대만은 따뜻한 나라가 분명한 듯
나야 봄옷 차림으로 선선한 느낌을 받았으나
현지인들은 두터운 패딩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동명 / 비(悲)의 Rhaps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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