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2학기
공부도 때가 있는 모양이다
초등시절 좀 공부를 하는 듯해 학교 선생님들로부터도 똑순이라 불리었던 아이다
이후 아이의 학습태도를 지켜보니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고 평소엔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받은 상장만도 수십 개가 넘어 친구들에게 자랑질도 하던 아이가 이후 공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감을 갖는 태도는 좋으나 도를 넘어 자만심에 이르니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의 눈높이는 점점 낮아지고 재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공계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더니 나중에 여러번 바뀌어 결국 간호학과를 선택했다
간호사 간의 태움이 한창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던 때였지만 아이는 자긴 멘탈이 강해 그런 거 신경 안 쓴단다
더구나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면서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직할 수 있다고 강변을 토하며 결국 본인의 뜻에 따라 진로를 선택했다
학기 초 알바와 함께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공부가 재밌단다
'에휴, 고딩 때 그렇게 열심히 했으면 더 좋았잖아?' 했더니
'그러게 말이야...' 하면서 웃는 아이
결국 장학금을 받은 아이는 공부가 쉬운 길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더니 평점 4점을 넘는 2학기 성적표를 보여주며 또 장학금을 받는다고 한다
게다가 동문장학금까지...
헐~ 난 딴짓에 눈이 팔려 2.0을 못 넘기며 학사경고까지 받았는데...
평점 4점 이상의 성적표를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나름 열공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공부도 정말 때가 있나 보다 싶다
어제는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며 자랑을 한다
간호학과에서 임용고시를 통해 학교로 갈 수 있는 게 양호선생님이라고 한다
지 엄마는 졸업 후 임시교사를 하다 서른이 넘어 1년 공부하고 나서야 합격했는데...
알바를 하면서 장학금까지 받는 아이가 참으로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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