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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고양이를 닮고 싶은 개 이야기

by 뚜시꿍야 2008. 8. 21.


처럼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구립도서관엘 갔다

1층 로비는 경로당인가 싶을 정도로 더운 날씨 탓에 많은 어른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오수를 즐기거나 담화를 즐기고 계셨다 

어린이 열람실은 말해 무엇하랴...

아이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거나 책상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도 있었다

딸애는 이 책, 저 책 등을 고르더니 내게 다 골랐냐고 묻는다

어린이 열람실서 내가 고를 책이 있겠나 싶어 대충 훓어보던 중에 눈에 띄는 책이 있어 집었다 

'고양이를 닮고 싶은 개 이야기'

제목은 이러했고 저자는 중국인 같았다

책을 고른 후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엉덩일 비비고 앉을만한 자리가 보이지 않아 일반열람실로 올라가

서고 뒷편 바닥에 대충 자릴 잡고 아이와 함께 앉았다

 

 

 

 

- 을 잘듣는 개가 있었다 

주인의 말에 잘 따르고 주인의 손님이다 싶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반가이 맞아주는 개였

그러나 주인에게는 고양이도 한 마리 있었다  

개와 달리 고양인 언제나 주인의 곁에서 잠을 자거나 누워있다  손님이 와도 보는둥 마는둥 하는 모습이다  

러던 어느날 옆집 아저씨와 주인이 싸우는 일이 생겼다 

말은 점점 험악해지더니 나중에는 "이런 개같은 XX", "개만도 못한 놈", "개자식" 등등의 욕설까지 오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개는 참으로 이상했다 

자신은 아무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고양이보다 주인을 더 따르고 말도 잘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빗대어하는 욕을 주인이 하는 것이다  

그때부터 개는 고민에 쌓였다  

자식에게까지 이러한 치욕을 물려주기 싫었던 개는 어떻게 해서든지 고양이와 결혼하여 

'개자식'이란 소릴 듣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짧은 소설이다  

순간 참으로 재미난 생각이 들면서 혼자 킥킥대며 읽으니 딸 아이가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아빠, 재밌지?" 하는 것이다  

난 고개를 끄덕거려주었다

이솝우화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읽는 짧은 글속에도 참으로 재미나고 생각을 일깨워주는 글들이 있구나 하는

나의 우매함을 깨치는 순간이었다 

소설은 개의 다짐으로 끝을 맺었지만 그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궁금해진다   

 

성형이 보편화되어 가고 마치 필수코스처럼 변하는 요즘 시대에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다

마이클잭슨 수술전  이 책을 보았다면 생각이 바뀌었을까?

 

    DdooSiKkoong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