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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탐구생활

세계 최초의 골드버그 머신 - '자격루'

by 뚜시꿍야 2008. 8. 28.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의 자격루

 

여주 영릉의 자격루

 

 



(Rube Goldberg Machine) 골드버그 장치란 이 장치를 이용한 만화를 그렸던 Rube Goldberg(1883-1970)의 이름을 딴 연쇄장치를 말한다. 그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만화가이며, 조각가인 동시에 또한 작가로 활동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공대를 졸업하고 시청상하수도국에 취직했던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결국 만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는 뉴욕의 이브닝메일이라는 신문에 짤막한 연재만화를 그리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만화에 그의 역작 '골드버그 장치'를 선보인다. 재미있게도 이 골드버그 장치의 목표는 '최대의 노력으로 최소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보는 바와같이 농구공을 골에 넣기위해 열몇단계의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실제 골드버그의 만화를 보면 연필 한자루를 깎기위해 무려 열아홉단계의 장치를 거치기도 한다. 각각의 장치는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 결과들이 연결되어 최종적으로 하나의 결과를 이뤄내게 된다. 이와 같은 골드버그 장치는 이미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없이 많이 등장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미 '루브 골드버그' 보다 약 600년 전
'장영실'이 이미 이 원리를 실생활에 응용하여 사용했다  
바로 물시계라 불리우는 '자격루' 가 그것이다
 
가로 6m, 세로 2m, 높이 6m로 집채만한 자격루(自擊漏)는 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만든 물시계와 자동 시보장치(時報裝置)를 갖춘 표준시계로서 세종임금의 천문의기(天文儀器)와 시계 창제사업인 간의대사업(簡儀臺事業)의 중요 품목으로, 세종 16년(1434)에 장영실 등이 주관하여 만든 것이다.   그러나 원래의 자격루는 현재 남아 있지 않으며, 덕수궁에 있는 유물은 중종 31년(1536)에 만들어진 것으로 자동시보장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복제해 놓은 세종영릉 등의 모든 자격루들은 자동시보장치가 없는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다
 

    ▲ 복원된 자격루 국립고궁박물관에 새로 복원된 자격루, 자동시보장치가 있다.
 
자격루 복원 사업은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종 31년(1536)에 제작된 덕수궁 소재 국보 제229호 자격루의 원형 실측작업, <세종장헌대왕실록(世宗莊獻大王實錄)> 65권 “보루각기” 등 국내외 관련 문헌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고증작업, 3차에 걸친 자격루 복원 세미나 개최 결과 분석 등 관계자들의 피와 땀이 밴 결과이다.   복원사업의 설계와 감리에 한영호, 주남철(朱南哲), 정봉룡(鄭奉龍)씨 등 9명이 참여하였고, 제작진에 중요무형문화재 주철장, 유기장, 단청장, 옻칠장과 불교조각가, 도편수 등 12명이 참여하였으며, 자문에 전통문화학교 정재훈 교수, 한국우주과학회 회장 나일성 교수 등 9명, 모두 30여 명의 전문가가 함께하여 자격루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자격루는 크게 물시계와 시보장치 등 두 부분으로 돼 있다.   물시계는 물을 일정하게 흘려보내는 물항아리 셋과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시간 흐름을 눈금 잣대로 표시하는 물통 기둥으로 구성돼 있다. 시보장치는 눈금 잣대가 밀어 떨어뜨린 작은 쇠구슬이 스위치가 돼 1경부터 5경까지 숫자대로 북을 울리고 징을 때려 시간을 알리도록 돼 있다. 이렇게 자격루에서 발생한 시보는 운종가(종로)의 보신각으로 전해져 인정(28회 타종)과 파루(33회 〃)로 변환돼 백성의 일과를 관리하는 구실을 했다.
<세종실록>에는 “시각을 알리는 사람이 잘못 알리게 되면 중벌을 면치 못함을 염려하여 (세종이) 장영실에게 명해 시각을 알리는 일을 맡길 시보(時報) 인형을 나무로 만들었으니, 이에 시각을 스스로 알림으로써 사람의 힘이 들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 자격루의 파수호들 새로 복원된 자격루의 대파수호, 중파수호, 소파수호가 보인다.  


  ▲ 파수호의 도수관 용머리 모습으로 만들어진 파수호의 도수관, 물을 받는 데는 연잎 모양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않게 별도의 배수관(오버플로어)이 설치되어 있다(오른쪽)
 


   ▲ 대기 중인 쇠구슬     정한 시각이 되면 여기에 대기 중인 쇠구슬이 굴러 시보인형들을 작동시킨다. 


  ▲ 자격루 자동시보장치 내부    내부엔 시각을 알려주는 12지신 인형이 있고, 구슬이 굴러가는 장치가 보인다 


    ▲ 12지신 인형이 바뀐다
    시각이 되자 12지신 인형이 자시(子時)에서 축시(丑時)로 바뀌고 있다.
 


   ▲ 정한 시각을 알려주는 시보기구들     12 지시마다 종을 울리는 장치인 시기(時機),
    1경에서 5경까지 북과 징을 울리도록 하는 장치인 경점시보기구
 
 다시 한번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OhMyNews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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