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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미인은 잠꾸러기가 아니다

by 뚜시꿍야 2008. 10. 7.

 

 

 

[포커스], [산소마을] 10월의 편지 당선작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집사람이 늦은 시각까지 화장하는 소리다)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이 소린 딸 아이가 자기 전에 얼굴에 로션 바르는 소리다)

 

히트한 광고 카피중에 "미인은 잠꾸러기"란 말이 있다

결혼 전까지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모델이 늦은 시각까지 깊은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뒹굴~뒹굴~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도 있었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미인이라 함은 생김생김도 중요하겠지만 피부미인을 빼놓지 않을 수 없겠다  그래서 화장품

광고에서 피부미인을 모델로 삼아 늦잠 자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은 아닐런지...

 

직장생활을 하는 집사람으로서는 늦잠을 잘 시간이 없다  휴일 빼고는...  

일에 치이거나 친구들을 만나 귀가시간이 늦더라도 기본적으로 씻고, 화장하고 잠들기까지

대략 1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잠자리에 먼저 누워 있다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소리가 바로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하는 소리다   그래서 생각이 바뀌었다  미인은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만 부지런하지 않으면 결단코 미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인지 학교에서도 많은 선생님들이 부러워하며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 지, 비결이 뭔지

꼬치꼬치 묻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외출을 준비할 경우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듯 우리 집에서도

나는 먼저 나가 시동켜고, 담배 한대를 다 피우고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지마 대단한 정성이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사실 10년이 넘다보니 적응이 되었다 ^L^)

 

언젠가는 클럽 모임에서 많은 아이 엄마들이 집사람의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소리에 잠을 설치며 "이제 그만해라!  잠 좀 자자~" 했더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분이

저렇게 해야 피부결이 고와진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모든 엄마들이 집사람 처럼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거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겐 신기하고 볼만한 모습의 하모니였으리라

 

그런데 어느 날 엔간는 집사람과 함께 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안방서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소리가 난다   잠시 집사람인 줄로 착각했던 나는 안방을 들여다보니 딸 아이가

지 엄마 화장대 앞에 앉아서 열심히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있었다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톡 토독~ , 톡 토독~ , 톡 토독~..."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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