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사람의 잔소리가 하나 더 늘었다
잔소리라기 보다는 거의 남자이기를 포기하라는 윽박수준에 가깝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의 흔한 표현 중 하나가 앉아쏴, 서서쏴 일 것이다
여기서 앉아쏴는 여성을, 서서쏴는 남성을 일컫는 일종의 은어다
헌데 요즘 앉아쏴? 를 강요당하고 있다
남자들이야 서서 일을 보는게 당연한데 문제는 볼 일을 보는 과정이다
공중화장실 소변기에서 일을 보다보면 자주 눈길을 잡는 표현이 '한 걸음만 더 앞으로' 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준에 실패하여 파편이 이리저리 튀는 지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그런데 집에서도 가끔, 아주 가~끔 일을 보다 튀는 불상사가 생긴다
물론 변기 뚜껑을 올려놓고 일을 보지만 일 보는 중에 변기가 스스로 내려오는 황당한 경우도 생기고,
어줍잖은 순발력으로 막으려다 더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양이 많을 경우엔 폭포소리를 일으키며 파편이 리바운딩 되는 경우도 생기고, 마무리로 털다가도.... 에구구...
리바운딩된 흔적을 눈에 보이는 것만 휴지로 닦고 나오지만 눈에 띄지 않아 열외된 파편들은 시간이 지나
마르고 나면 고스란히 누리끼리한 흔적을 남긴다
자주하는 실수도 아닌데... 몇 번의 경고를 받았다
"요즘 서양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특히 많은 젊은이들은 집에선 앉아서 일 본데..."
"동물의 세계야? 왜 자꾸 영역표시를 하려고 해!"
급기야는 어제 결정적인 한 마디를 듣고야 말았다
"새?" ..............
허거덩~ 쩝~ 에고~ 죽갔네... ^^;;
'차라리 남자이기를 포기하라고 해라'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기만 할 뿐,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자!'하고 만다
이젠 리바운딩에 신경쓰다보니 파편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보자고 하니 더 많이, 더 잘 보이는 건 무슨 조화야?
소총도 자동사격 모드로 놓고 갈기다보면 그 충격에 총구를 제어하지 못해 자칫 대형사고가 생기기 마련이거늘...
이 눔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화력이 떨어져 반자동에 가깝거늘 ..
헐~ 어찌해야 쓸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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