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용 선수의 투구 모습
감사용 선수는 직장인 야구동호회 출신의 선수로서 취미 삼아 야구를 하다가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에 뽑힌 선수다
즉 사회인 야구선수가 프로로 입문한 첫 선수가 된다
감선수는 5시즌 동안 1승 15패 1세이브, 방어율 6.08의 기록을 남겼다
유일한 1승은 부산 구덕구장에서 있었던 롯데와의 경기였는데 7회까지 던지고 후배 이동철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경기가 끝나자 이동철 선수는 "사용이 형 1승 축하해" 란 말을 듣고 승리의 기쁨을 처음 만끽했다고 한다
야구경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관중들은 이길 확률이 전혀 없는 자신의 팀에 실망한 나머지 하나, 둘 경기장을 빠져 나간다
썰렁하고 어수선한 파장의 분위기 속에서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패전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 이라고 한다
늘 지는 경기에 익숙한 그는 언제든지 지는 경기에만 투입된다
쓸모없는, 버려지는 소모품처럼 어김없이 꼭 질 경기에만 마운드에 오르는 그다
하지만 집에 가서는 야구를 잘 모르는 어머니에게 그런 자신의 처지를 애써 숨기고, 너스레를 떤다
"엄마, 알잖아? 왜 그 유명한 홈런타자 김△△...
글쎄 오늘 내가 던진 볼에 손도 못대는 거야, 죽상을 해가지구, 물러나는 꼴이란....
나~ 참, 엄마가 꼭 한 번 봤어야 하는데... 한 번 오시라니까요?
엄마 아들이 얼마나 멋지게 야구를 하는지...
하긴~, 그럼 이 장사는 누가 하나..?
아무튼 불쌍하고 그래서 이따금 한 방씩 맞아 주거든요 제가...
그러면 고맙다고 연신 눈인사를 하며 나가더라구요
짜슥들... 그래도 양심은 있어가지구..."
어머니는 그럴 때마다 알 듯 모를 듯 미소만 지으며 아들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시기만 한다
경기가 없던 어느 날 어머니의 반찬가게에 감사용선수가 들렸다
어머니는 벽시계가 멈췄다며 건전지를 바꿔 달라 하신다
서랍을 열고, 건저지를 찾던 아들은 우연히 한 쪽 구석에 있던 한 다발의 종이묶음에 눈이 갔다
감사용 선수는 한 동안 등을 돌린 채,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는 종이 묶음을 가만히 어루만지다 그만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흘린다
서랍 한 쪽 구석에 켜켜이 모아둔 종이 묶음은 아들 감사용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 번도 빠짐없이 찾았던 야구장 티켓이었다
2004년 영화화 된 '감사용 선수 이야기' 대역엔 영화배우 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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