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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내게 시(詩)란 어린아이 동화같아야 한다

by 뚜시꿍야 2008. 10. 28.

  

 

내게 시(詩)란 어린아이 동화처럼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시인의 감정 그대로를 

비슷하게라도 느끼기엔 내가 너무 작고

 

더구나 그 감정을 이해함에 있어

어려운 단어와 묘사는 나를 더 작게 한다

 

시를 읽고 느낀 감정을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너무 작아져 초라해질 지경이고

 

그런 내게 누가 시라도 한 편 써보라 한다면

그런 그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 불끈

 

그런 내게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아~  시란 이런 맛이구나

몇 안 되는 단어만으로도 이렇게 복잡한 심정을 그려내는구나'

나도 이런 표현을 하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다

 

 

 

 


최영미 /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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