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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어머니가 풀어가는 삶의 방정식

by 뚜시꿍야 2008. 11. 6.

 

 

 

 

 

사회가 어수선하고 경제가 곤란해지다보니 많은 걱정과 한숨이 들린다

10여년 전 IMF시절 겪었던 사건이 생각난다

실제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려다보니 이름이나 성을 사용해야할텐데...

실명은 더욱 그렇고 성(姓)이나 지역을 나타내면 그 지역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있기에 가명을 사용한다

 

서울에서 김씨 집안을 거론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김씨 땅을 밟지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다

대대로 이어져 오는 만석지기의 집안으로 7남매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위의 6남매는 모두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대한민국에서 각자 나름의 입지를 세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막내아들은 엘리트 코스를 약간 벗어나 성장하면서 형제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 분가를 하게 된 형제들에게 얼마간의 재산을 떼어 주다보니 남은 재산은 그리 많지 않게 되었다

어머니에게는 늘 철없는 막내가 눈에 밟혀 형제들에게서 십시일반하여 몰래 막내에게 전해주었다

어머니는 그렇게 형제들 중에서 곤란에 겪은 자식을 돕기위한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셨던 것이다

 

그러던 막내가 마침내는 사업이 성공하고 정상궤도에 올라서자

이제는 막내가 부모님 뿐 아니라 형제들에게 그 동안 받은 은혜를 베푼다고 물질적 보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도 어머니는 막내에게서 받은 돈을 모두 모아 다른 형제에게 몰래 건네주셨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 어머니는 무척이나 마음 뿌듯해 하며 여생을 보내시다 돌아가셨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했지만 막내아들은 변화에 준비하지 않고 오로지 사업확장에만 집중하다

신기술개발에 점차 떠밀려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되었다  

게다가 IMF가 찾아오면서 최종적으로는 부도처리가 되고 파산과 함께 가족은 여기저기로 찢어져 살게 되었다  

아이들은 휴학을 하게 되었고 부인은 마트에서 계산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형제들의 도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옛생각에 젖어 재기만을 바라는 막내에게서 

형제들은 등을 돌려버렸다  

평소 진실한 마음으로 형제들을 대했다면,

평소 직원들을 잘 관리하여 공금이 새나가는 것을 알아챘다면,

부도 직전까지 벌린 사업장이 20개 이상 까지 가지 않았더라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분이였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사실 한 가지를 깨우쳤다

만약 막내아들이 파산에 이르러서까지도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생각을 자주 해 보았다 

어머니가 풀어가는 삶의 방정식은 자식들의 방정식과는 너무나 달랐다

아마도 우리 어머니의 방정식 풀이과정도 같지 않을까 싶다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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