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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정상에 서 보니.....

by 뚜시꿍야 2008. 11. 10.

 

 

 

   ▲ 북한산 용암문 근처

 

 

산 아래서 보니 사람들의 모양은 각양각색이다

값 비싸보이는 등산복에서 부터

집에서 입던 츄리닝같은 옷차림새까지...

표정만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한 밝은 표정들이다

 

산을 오를 때마다 느낀다

저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가는지...

 

자신만 아는 샛길로 가는 사람

빠른 지름길을 선택해 가는 사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평탄하고 수월한 길로 가는 사람

 

산세의 풍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정상만 향하여 헉헉 거리며 오르는 사람도

동반자와 함께 쉬엄쉬엄 오르며 사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가족과 함께 오르며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오르는 아버지도

 

조금 늦고 빠름만 있을 뿐

오르는 과정은 모두 제각각인 모습을 보인다

 

정상에 서보니

앞서간 사람도 있을테고

이제 올라오는 사람도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이제 하산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산하는 방법도 제각각일 것이다

자신의 집을 향해 내려가는 사람들

하산주를 위해 서두르는 발길...

하지만 땀으로 얼룩진 얼굴이 만드는 표정은

모두 다 비슷하더라

 

 

- 지난 목요일 친구가 비싼 얼굴 좀 보자며 만나자고 한다

자기 분야에서 수천억을 주무르는 그 친구는 나름 성공한 듯 하다

자신의 별명이 그 분야에선 2MB로 통하며 독종소릴 듣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그 친구가

"정상에 서 보니 이제 내려갈 일만 눈에 보이더라..

어떻게 내려가야 할 지를 생각한다 

막상 정상에 서 보니 별거 아니더라

내게 남은 것은 망가진 몸뚱아리 뿐이더구나" 라고 한다

친구는 이미 두 차례의 커다란 수술을 받았던 터였다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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