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한때 놀면 뭐하느냐는 심정으로 일이 없어 새벽 신문배송일을 했던 적이 있었다
새벽 1시 30분에 일어나 보급소에 도착하여 신문이 오면 각 지역으로 분배하는 일이었다
일을 마치면 대략 4시에서 4시 30분 정도였는데 그 시각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일을
시작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간혹 새벽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용산역으로 가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 24시간을 길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럴때 마다 나도 하루를 좀 더 길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이내 잊어버리고 만다 ^^;;
서울 시내에 이른 새벽 세 차례만 다니는 노선버스가 있다는 뉴스를 엊저녁 접했다
시흥동을 출발해 서울대 입구 ~ 사당역 ~ 강남삼성타운 ~ 강남역을 돌아 다시 봉천동으로 돌아오는 8541번 시내버스는
새벽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이른바 맞춤형 버스다
이 차를 놓치면 제때 일터에 도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관계로 늘 만원이다
버스 기사 이금선 씨는 하루 승객 300~350명 대부분이 빌딩 청소, 식당 주방, 아파트나 건물 경비를 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타기 때문에 이름은 몰라도 얼굴과 직업, 동네는 안다고 말한다
이 일을 하려면 젊어 보여야 한다면서 입술에 루즈를 바른 모습을 보이며 웃으시는 50대가 훌쩍 넘어 보이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강남역 7번 출구 회차지점에서 승객이 내림과 동시에 오르는 사람들의 99%는 새벽녁 대리 기사 일을 하고 귀가하거나
새벽 교대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토요일 운행이 없어 힘들었다지만 올해부터는 토요일도 운행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많은 분의 한결같은 얘기도 요즘 경기가 너무 힘들어 빈 사무실이 갈수록 많아졌어요. 그리고 우리 회사도 일거
리가 줄다보니 나이든 우리같은 사람들을 우선으로 정리하려고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걱정이 많아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식권조차도 구분 지어 현대판 신분제도를 구분 짓는 뉴스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른 새벽을 열어가는 분들이 이분들 뿐이랴만 대한민국 서민들의 생활 모습이 너무 힘에 겨워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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