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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아빠는 콩글리쉬 아이는 잉글리쉬?

by 뚜시꿍야 2009. 1. 8.

 

 

"국에서 오렌지 주세요 했더니 못 알아듣고, 얼레인지~ 했더니 알아듣더라~"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 인수위원의 이경숙위원장이 했던 말이다 (^^;;)

한 해 30조를 육박하는 사교육시장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영어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정도는 말해 입만 아프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영어의 조기교육을 강조했을까 싶기도 하다

 

국내의 영어관련 시장은 날로 그 파이를 늘려감에 따라 웃지 못할 일들 또한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 휴대폰의 초창기시절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한 단말기가 처음 선을 보였었다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단말기에 대고 "우리집"하자 자동으로 집과 연결이 되는 신선한 모습이였다

그리고 얼마 후 말하는 로봇이 등장하면서 원어민 뿐 아니라 모든 영어교육의 인프라가 필요 없게 되었다고 소동이 났다.

화자가 영어로 말을 하면 로봇이 그에 상응하는 말을 영어로 답하는 이른 바 인공지능형의 로봇인 것이다

 

그런데 위의 두 제품 모두  이슈화되거나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이유는 바로 '음성인식기술'에 있었던 것이다

음성인식기술은 기본적으로 화자의 음성을 기계에 기억시켜 작동케하는 산업공정에서 사용되던 기술이다 

그러나 완전치 못한 이 기술을 제품화 하려다보니 무리가 따르게 되었고 이로인해 많은 리콜이 생겼던 것이다 

남성과 여성, 그리고 어린이와 변성기 후의 아이들 목소리가 서로 음역과 음색이 달라 센서가 인식치 못했던 것이다

 

데 우리 집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 때는 번역일로 사이드잡까지 했던 아빠를 딸 아이가 콩글리쉬라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 영어교육 탓인지 요즘 아이들 저학년 일지라도 발음이 Native에 가깝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Native 발음이 아니여서 외국에서나 혹은 대화하면서 문제가 됐던 적은 없었음에도

집에서는 구박받는 콩글리쉬가 되어버렸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콩글리쉬의 발음은 미국식 보다는 영국식 발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 조차도 영국식 발음을 부러워 한다는데, 어째서 영국식 발음을 하면 콩글리쉬라고 개무시하려는건지

과연 '오렌지'라고 하면 외국인이 못알아 들을까?

외국어는 자신감을 갖고 틀려도 좋다란 마음으로 자꾸 도전해야한다고 가르치면서

막상 틀리거나 발음이 Native에 가깝지 않으면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서까지 비웃음을 산다

 

네이티브 잉글리쉬를 위해 한 해 수만명의 어린이들이 해외로 해외로 나간다

"기러기 아빠라도, 까마귀 엄마라 불리어도 좋다

나는 콩글리쉬를 할지언정 너는 어메리컨 잉글리쉬를 해라???"

 

공부는 평생에 걸쳐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공부가 이 공부였더란 말인가... 

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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