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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시인의 고백 - 김지하 회고록 '흰 그늘의 길'

by 뚜시꿍야 200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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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첫사랑의 실패

폐결핵까지..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찬 그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는 많았다.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세 번의 자살 실패에도

죽음의 유혹은 계속 되었고

그는 스승에게 편지를 보낸다.

“견딜 수 없이 괴로운 나날들입니다.

어찌하면 이 불면의 밤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선생님, 죽고 싶습니다.죽어야겠습니다...“

스승의 답장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네.

당장 서점에 가서 노자의 <도덕경>을 사게.

잠이 안 올 때마다 읽고 또 읽도록....“

그 날 밤, 책의 절반도 읽지 못한 채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러다가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타는 듯한 목마름으로’ 삶의 이유를 노래하게 되었다.

그러나

벽면증(壁面症)이 생긴다.

벽이 밀려들고

마루가 올라오고

천장이 내려오는 듯한 정신착란인 것이다.

그는 결국 견딜 수 없는 절망의 끝자락에 서게 된다.

그 때...

어디선가 날아온 민들레씨 하나..

“벽돌 틈마다 조그만 풀들이 꽃망울을 피웠어.

생명이라는 것은

감옥을 뚫고도 들어와 자라고 있어.“

김지하..........

이제 늙은 시인은 읖조린다.

하루 세 끼 밥을 먹을 수 있으니 고맙다.

새봄이 와 꽃을 볼 수 있으니 고맙다.

아직 살아 있으니 고맙다.


[김지하 회고록 '흰 그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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