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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엄마에게...

by 뚜시꿍야 2010. 4. 2.

 

 

느닷없이 편지 한 통을 꺼내는 딸 아이

"아빤 이 편지 절대 보면 안돼?  알았지?"

 

집사람 화장대 위에 편지를 놓으며 화장품 중 제일 무거운 걸 하나 올려 놓는다

그리고 그날 밤 학교에서 돌아온 집사람이 아이를 불러 말한다

"사실 엄마가 새학기 들면서 부터 용돈을 올려주려고 했는데 깜빡했다

3월 부터 20,000원씩 주는 것으로 하고 이건 주지 못한 10,000원 이야"

"이야~ 우리 엄마 최고" 하면서 내게 와 자랑한다

"그 동안 얼마씩 받았는데?" 

"10,000원씩 한 달에...

그리고 그 중에서 핸폰 기본료 초과분 빼고 나면 몇 천원 밖에 안남았어"

"그건 원래 중학생이 되면 사주기로 했던 핸드폰을 네가 졸라서 5학년 때 부터 사주고

조건으로 기본료만 엄마가 내 주고 나머지 초과분은 네 용돈에서 내기로 약속했던 거잖아 

용돈이 적어진 대신 핸드폰을 얻은 거 아녔어?"

"그래두 그 땐 핸드폰이 갖고 싶어 그러기로 했지만... 

 다른 애들은 핸드폰 요금 전부 부모님이 내 주신단 말야"

"그럼 핸드폰 다시 해지할까?"

"아니.. 그런 말이 아니구..."

사실 아이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였지만 초등학생들에게 핸폰이 필요한 이율 모르겠다

사용처를 보면 거의 오락기기 정도의 수준이니...

한번은 인터넷 접속 다운으로 거의 100,000원 가량이 나와 용돈이 10,000원으로 차감되었던 것이다

 

 

 

다음 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생긴 이율 알게 되었다

화장대 위에 개봉된 편지가 놓여 있길레 봤더니

 

엄마에게...

엄마!  내가 뜬금없이 편지를 쓴 이유는~!

이제 나도 6학년인데, 용돈 좀 올려 줘...ㅠ_ㅠ

유정인 1주일 7,000원, 예지는 1달에 35,000원, 조은이는 달랄 때 줌....

1달에 10,000원 갖고는 정말 살기 힘들어

10,000-8,000(핸폰요금)=2,000원 가지고 뭘 해?

사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좀 심하단 생각 안 들어? ㅠ_ㅠ

사실 5학년 때도 적었는데 그 때 말하면 씨알도 안 먹힐 것 같아서 1년 넘게 참다가 지금 말해...ㅠ_ㅠ

이헐게 힘들게 편지까지 썼는데도 용돈 안 올려주면 섭해...

그게 싫으면 핸폰 요금이라도 내 주던가....

나처럼 핸폰요금 자급자족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구!

 

2010년 3월 31일

- 00 올림

 

^L^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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