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허리가 구부정한 80대 할머니가 유모차에 짐을 한가득 싣고 지하철을 타신다
경로석엔 이미 노인분들이 가득한 것을 보고 반대편의 좌석을 향해
"아가씨, 나 좀 앉아야 겠어" 하신다
그 소리에 앉아계신 50대의 아주머니 멋쩍은 표정으로 마치 그 순간 본인은 아가씨가 아니란 사실을 알려주려는 듯 옆의 30대 여성을 쳐다본다 미시도 밖에선 아가씨인척을 한다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니라는 듯 30대 여성 또한 옆좌석의 20대 청년을 바라본다
아가씨도, 미시도, 아줌마도 아닌 청년
바지에 뭐 싼듯한 폼으로 일어선다
그러자 30대 여성 우로 밀착하고, 50대 아주머니 또한 우로 밀착하신다
헐~
언제부턴가 나 역시도 빈자릴 보면 무조건 앉고 본다
그러다 나이드신 어른을 보면 벌떡은 아니고 엉기적거리며 일어선다
그런데 빈자리가 없어 서서 갈 경우
노인이 앞에 서 계심에도 열심히 폰질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속으로 마구 욕하게 된다
어쩌면 편리함에 젖어 잠시나마의 불편함도 참지 못하고
폰질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내 자화상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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