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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넌방/살며 사랑하며

보호자

by 뚜시꿍야 2013. 1. 2.

 

 

삐~뽀~ 삐~뽀~

 

요즘 날씨가 추워지고 기온이 떨어지고 더구나 눈까지 많이 오는 탓에 사고가 잦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한 밤의 경적을 깨는 앰블런스의 경적음은 그 울림이 다르게 다가온다  고령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이웃집 어느 노인의 다급함을 일깨워주는 그런 느낌이 먼저 든다

노인에게는 추위가 위험하다는데...

 

지난 주 아버지가 어지럽다며 자주 쓰러질 듯 하셔서 신경과 진료를 받았다

'이석증'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이석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흔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심한 구토와 메스꺼운 증세가 없으니 '이석증'은 아닐테니 뇌의 혈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한다

혈관이 막혔다 뚫렸다를 반복하는 과정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고 이 증상이 심할 경우 뇌혈관이 터지는 뇌졸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는 먼저 연세가 있어 '자율신경계' 검사를 마치고 이상이 없을 경우 뇌 MRI촬영을 하겠다 한다

 

예약부터 진료와 검사를 마치기까지 올해 80이 되신 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었다

어려서는 아버지가 보호자였지만 지금 이 상황서 내가 아버지의 보호자가 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묘한 쾌감같은 것도 없지 않았다

아버지를 돌볼 수 있는 나 자신이 대견스러웠고 또한 아버지의 보호자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책임감도 갖게 되었다

 

반면 '정맥'이란 지병을 갖고 계시던 장인 어른이 며칠 뒤에 응급실로 실려가셨다

이전에도 몇 번의 응급실행이 있었지만 응급처치와 더불어 약물치료만 받고 퇴원하셨다

이번엔 5시간에 걸친 오랜 수술을 받으시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다

많이 수척한 모습의 장인어른의 모습은 그간의 힘든 시간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엔 집사람이 보호자가 되어 며칠동안 병원을 오가면서 간병을 한다

 

분명 집사람과 내게 동시에 아버지의 보호자가 된 상황이지만 집사람의 심정은 나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긴박함과 절실함 또한 나보다 더 할 것이다

아버지와 장인어른은 1살 터울이지만 당신들의 상태가 다르다보니 보호자가 된 나와 집사람의 상황 또한 다르다

살아계실 적 최선을 다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한다  평소 부모님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걸린다

두 분 모두 빨리 완쾌되시어 자식들의 미안하고 죄스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셨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아무리 잘 해드려도 부족하겠지만 말이다

 

간 밤에 많은 눈이 오고 길이 얼었지만 아침 일찍 집사람이 서둘러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으로 향하는 발길이 무척 무거울 것이다

힘내라 여보야~

     DdooSiKkoo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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