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넌방/살며 사랑하며

오늘 하루도 두 가지에 감사하며...

by 뚜시꿍야 2014. 11. 25.

 




오더가 폭주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 산에 갈 엄두도 못 낸다

그러던 차 친구의 술한잔 하잔 전화를 받고 나간다

요즘 돌아가는 세상사의 숨겨진 얘기는 이 친구에게서 많이 듣는다

 

중견기업의 CEO인 친구는 요즘 아이들이 불쌍타하며 말을 꺼낸다

공인중계사도, 박사 학위 소지자도, 고시 패스생도, 변호사도 정말 갈 곳이 없고 밥벌이 하기도 힘들다 한다

더군다나 자기 회사에 이력서를 들고 오는 수 많은 이들에게 예전 같으면 대리 직급을 줬다지만

지금은 외형상의 대리일 뿐 연봉은 대리보다 못하다 한다

제조업이 살기 위해 국내를 떠나고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거덜나고 살기 위해 동남아로 몰리고...

본인도 차라리 국내서 취업할 생각 말고 해외로 가라 한다고 한단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서도...

 

학창시절 경영학도에겐 공인중계사가 최고의 자격증(?)이었지만 지금은 여느 자격증처럼 그냥 자격증 정도로 치부한단다

노조가 필요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노조도 문제고 양심 없는 대기업의 CEO도 문제고...

한참을 듣던 내게 옆에 앉았던 또 다른 친구가 한마디 한다

 

본인도 요즘엔 딱 두 가지만 감사하며 산단다

아침에 눈 뜬 거에 감사하고, 오늘 내가 할 일(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 산단다

의사인 그 친구 또한 어느덧 50줄을 넘다보니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요즘 갓 개업한 의사들의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처방법 등을 따라갈 수 없어 환자의 수가 점차 준다고 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문과생은 뽑지도 않을 뿐더러 뽑는다 해도 영업직이라고 한다

그것도 몇 개 학과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학과는 거들떠도 안 본다니...

스펙 쌓기에 올인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그 스펙이 너무도 다양해 웬만한 문과생은 그만큼 어렵나 보다

 

 

이런저런 얘길 듣고 딸내미를 생각하면서 한 가지를 다짐한다

엄마, 아빠 학교 다닐 땐 말이지...

이런 말은 절대 하지 않기로

 


 

 알리 / 서약



'건넌방 >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순간 난 행복한 사람  (0) 2015.04.05
어느 봄날의 깨달음  (0) 2015.04.03
그래도 콩깍지  (0) 2014.10.27
생신 축하드려요, 어머니  (0) 2014.10.11
더불어 산다는 기쁨  (0) 2014.10.09